목록2017/09 (2)
영혼의 요양소
책의 도도한 인상을 허물어준 책이에요. 학습 목적보다는 독서에 관한 입장에서, 책을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읽어야 한다거나, 소설이라면 모를까 비소설도 처음부터 읽어야 한다거나, 그런 편견을 깨트려요. 저자가 강하게 주장하지는 않고 자신의 독서 방법을 예를 들어요. 그래서 읽는데 강요하지 않는 듯해서 불편하지 않고요. 독서는 재미없으면 덮어도 되고, 한 번에 여러 권을 읽어도 되고, 책에 밑줄 박박 치며 낙서해도 되고, 책에게 신봉하지 말라는 말을 주로 합니다. 다만 나의 세계를 넓히기 위한 독서도 필요하다고 하는 내용도 있어요. 소설가 김영하씨가 소설을 읽기 어려운 이유는 뇌도 근육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말씀하셨던 것 같은데, 그것과 비슷한 맥락인 것 같아요. 저는 책을 신봉하지는 않아요. 과거엔 숭배했었..
꿈을 찾는 행위에는 문제가 없었다. 다만 창작이라는 특성이 사회적 관계와는 거리둠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자신 안의 에너지에 귀 기울이며, 많은 사유를 하고, 생각을 표현하라는 뛰어난 창작자들의 말들. 나는 그 말들을 그대로 실천했을 뿐인데, 왜 마음의 병을 얻어야 했을까. 따지고 보면 그들은 창작은 성공적이었을지 몰라도 역시 외로웠다. 그 외로운 에너지로 무언가를 표현했기에, 그렇게 된 걸지도. 삶은 모든 걸 얻을 수 없지만, 균형은 잡을 수 있다. 유일무이한 창작자가 될 것이냐, 평범하지만 균형 잡힌 사람이 될 것이냐는 자신의 선택이다. 물론 모든 걸 다 할 수 있다면 능력자겠지만. 뛰어난 작품을 남겨도, 돈이 많아도, 외롭고 공허하다면 그게 무슨 소용일까 싶기도 하다. 서장훈이 한 말이 생각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