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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삶의 섬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 <당신은 지루함이 필요하다> 본문

책 사유/인문학

누구나 삶의 섬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 <당신은 지루함이 필요하다>

온화수 2022. 9. 13. 01:24

마크 A. 호킨스 (지은이),서지민 (옮긴이),박찬국 (해제)틈새책방2018-01-02원제 : The Power of Boredom (2016년)

 

 

백수일 때는 하고 싶은 말도 많고, 쓰고 싶은 글도 많았다. 하지만 일을 하게 되면 무언가를 계속 몸과 마음에 채워넣기는 하는데, 계속 넣기만 하고 소화할 틈은 주어지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어떤 외부의 자료만 있고, 내 생각으로는 표현이 잘 되지 않는다. 앵무새가 되어가는 느낌?

 

창작을 하려면 자기만의 멍 때리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하루 종일 바삐 살면 뭔가 떠오르는 게 생기던가? 시를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강의와 작법 책을 종일 접한다면 시상이 떠오를까?

 

홀로 산책을 하거나 설거지나 청소를 할 때, 혹은 멍하니 누워 있을 때, 그런 틈에서 숨어 있던 내면의 말들이 떠오른다. 목표를 위해 달려가는 태도는 물론 멋지지만, 일주일에 하루 쯤은 빈둥거림의 시간이 있어야, 자기 삶에 대해 잘 가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 검토해볼 수 있다.  

 

 

만족스러운 인생을 살고자 해도 우리가 더욱 고난을 겪는 이유는 주변에 눈길을 잡아끄는 것들이 셀 수 없이 많은 시대에 살기 때문이다. 우리는 틈나는 대로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훑어보고, 텔레비전을 켜거나, 인터넷을 뒤진다. 신경을 돌리는 이러한 것들은 필사적이고도 끝없는 의미 탐구를 가로막는다. 하지만 이렇게 다른 곳에 정신을 파는 행위가 의미의 종말이란 사실을 우리는 깨닫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행동이 사실은 지루함을 회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루함을 회피하면, 인생의 만족을 느끼지 못할 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우리는 남는 시간에 먹고, 마시고, 약물에 취하고, 아무것도 안 하느니 이야기가 이어지는 드라마라도 보겠다며 TV를 켠다.

가짜 만족을 주는 활동으로 인해 늘 주의가 흐트러져 있기 때문에 우리는 삶을 진정성 있게 들여다보지 않는다. 인생을 고찰하지 않을 때, 우리는 일차원적인 삶이 적절한지 따져볼 것도 없이 수동적으로 살아간다. 우리가 심사숙고하여 뭔가를 선택한 적이 없기 때문에 개인적인 의미는 거의 없는 삶의 방식에 순응한다. 이는 대부분 동일한 삶이며, 만족스럽고 의미 있는 삶을 영위하는 주류적 방식이다.
- 여는 말 중



아노말론anomalon으로 불리는 이 입자는 관찰자가 기대하는 특성을 띄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간 속의 파장은 관찰자의 눈에 띄는 순간 입자로 변한다. 달리 말해 공간 속의 입자는 어떤 식으로든 고정된 게 아니라 순수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것은 엄청난 이야기다! 입자가 과학자의 기대나 바람대로 변한다면, 그야말로 ‘뭐든지’ 될 수 있다는 것이 아닌가. 지루함의 공간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 제1장 지루함이란 무엇인가 중



지루함은 존재의 한계를 폭로하고, 완벽한 존재를 찾아 헤매는 일을 그만두라고 말한다. 실제로 우리는 완벽한 존재를 찾으려다 정말 잘살 수 있는 길에서 이탈한다. 인생에 대한 ‘완벽한’ 해답 찾기를 무한정 시도하는 건 인생의 모든 가능성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낼 기회를 놓치는 일이다. 역설적으로 인간 존재에는 한계가 있고, 우주를 아우르는 의미는 없으며, 완벽한 형태의 존재도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가능성이 열린다.
- 제4장 지루함은 명상, 그 이상이다 중



우리 마음속에 있는 유토피아와 삶의 현실 사이에는 언제나 틈새가 있다고 일깨워 주는 것이 바로 지루함이다. 지루함은 모든 게 지루하고 의미 없는 때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도록 돕는다. 그 무엇도 우리가 꾸준히 행복한 마음으로 살도록 지켜 주지 않는다. 이 사실을 깨우칠 때, 우리의 행복은 절대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해줄 완벽한 무언가를 찾는 것에 더 이상 좌우되지 않는다. 대신에 우리가 소망하는 것을 하면서 지루함의 공간을 채울 자유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불현듯 다가온 무한한 공간에서 원하는 인생을 창조해 나가게 된다.
- 제6장 일상 속 지루함의 중요성 중



지루함은 다른 두 유형을 더 신나고 즐거울 수 있도록 북돋는다. 의미와 쾌락을 주는 음식, 음료, 사람, 제품, 장소 등을 더 많이 소비할수록 원래 가졌던 매력은 더 빨리 빛을 잃는다. 끊임없이 창작하고, 일하고, 새로운 무언가를 찾을 때, ‘번아웃burnout’이 온다. 지루함은 우리에게 잠시 쉬고, 돌아보고, 인생의 큰 그림을 다시 바라볼 시간과 공간을 안겨 준다. 창조건 소비건, 잠시 끊고 쉬어야 다시 시작했을 때 즐겁다. 신명나는 활동이 계속 이어지면 결국 만족도가 떨어지는 게 그런 이유다.
- 제6장 일상 속 지루함의 중요성 중



나는 평소 열정적으로 하던 일들에 지칠 때, 지루함의 공간으로 들어간다. 한참 지나면 열정이 되살아나고, 다시 마음을 줄 준비가 된다. 치열하게 몰입해서 하루를 보낸 후 지루함의 공간을 만드는 건, 창조 유형에서 소비 유형으로 태세를 급격히 전환하는 것을 반복하지 못하도록 나를 붙잡기 위함이다. 잠시의 지루함은 인생의 모든 영역에 더 높은 충만감을 안겨 준다. 지루함 덕분에 예전에는 ‘지루한 활동’으로 취급하던 일조차 호기심을 갖게 될 것이다.
- 제6장 일상 속 지루함의 중요성 중



나는 평소 열정적으로 하던 일들에 지칠 때, 지루함의 공간으로 들어간다. 한참 지나면 열정이 되살아나고, 다시 마음을 줄 준비가 된다. 치열하게 몰입해서 하루를 보낸 후 지루함의 공간을 만드는 건, 창조 유형에서 소비 유형으로 태세를 급격히 전환하는 것을 반복하지 못하도록 나를 붙잡기 위함이다. 잠시의 지루함은 인생의 모든 영역에 더 높은 충만감을 안겨 준다. 지루함 덕분에 예전에는 ‘지루한 활동’으로 취급하던 일조차 호기심을 갖게 될 것이다.
- 제6장 일상 속 지루함의 중요성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