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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요양소
무력한 K는 엄마를 외면한다. K가 삶에 막막하고 죄스러워 종종 우울해질 때면, 그는 엄마를 피한다. 걱정이 많은 엄마에게 슬픈 표정보다 오히려 많은 감정을 함구하는 무(無)라는 표정이, 그녀에게 전염되리란 걸 걸 알기 때문에. K는 엄마의 방문 앞의 움직임에도 애써 마음을 다스린다. 종교 관련 영상을 보기도 하고 명상을 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몰입하지 못하고 엄마에게 흐른다. 그의 눈은 강물이 되어 범람한다. 엄마는 날아온 각종 고지서를 보며 한숨을 쉬고 있다. 그런 엄마와 대화를 하는 건 좋은 시기가 아니라는 걸 직감한다. 당장은 엄마에게 위로가 되어도 더더욱 우울의 수렁 속으로 빠지는 성격이란 걸 경험으로 알기 때문이다. K는 엄마에게 만은 살가운 편이지만, 그녀와 거리를 둔다. 서로를 지켜내..
한 달 전, 휴대폰 액정이 깨졌다. 급하게 전화를 받으며 달려가다가 놓쳐버렸다. 크게 깨지지 않아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작동은 제대로 되지만 이왕이면 깔끔한 게 좋아서, 고치려 알아보니 액정 고치는 값이 만만치 않아 당분간은 냅두기로 했다. 내 액정이 깨지고 나서 보니까 주변에 액정 깨져도 들고다니는 사람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하철에서나 버스나 길거리에서나 학원에서나. 그들의 대부분은 20대 정도로 보이는 젊은 사람들이었다. 왜 고치지 않을까. 내 생각으로는 돈을 제대로 버는 나이가 아니니 다른 연령대에 비해 비교적 돈이 부족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부모님께서 지원해주시는 돈 아니면 없는 게 어찌보면 당연한 시기고. 그리고 그 돈도 미래를 위해 현재 투자하는 것이기에 사사로운 것들까지의 투자는 부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