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요양소

<심플하게 산다> - 도미니크 로로 본문

책 사유/자기계발

<심플하게 산다> - 도미니크 로로

온화수 2013. 1. 26. 16:23

어릴 때부터 프랑스 밖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늘 궁금했던 도미니크 로로는 그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로를 선택해 간다.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멕시코, 중앙아메리카를 거쳐 일본까지 다양한 문화를 거치면서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돌아보게 된다. 그렇게 삶을 다듬어 가면서 깨달은 것은 바로 '심플함'이었다. '심플함'이 삶을 풍요롭게 하는 긍정적인 가치, 가장 편안하면서 양심에도 부합하는 올바른 삶의 방식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이 책의 차례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쓸 만한 가치를 기준으로 한 '물건', 인격 외에도 고상함을 지녀야 하는 '몸', 자신을 돌보고 돌아보게 하는 '마음'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공동으로 말하는 것은 '적당함'이다. 물건이나 몸이나 마음이다 모든지 적당히 써야 심신에 건강하다. 입을 옷이 충분히 있는 데도 저렴하다며 철 지나면 못 입을 옷을 자주 구입한다거나, 자기 자신을 아낄 줄 모르고 술에 매달린다거나, 과거에 집착한다거나 하는 것들을 줄여나가자고 말한다.



우리는 소비 사회에서 많이 갖지 않으면 구두쇠라며 손가락질 받을 때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필요하고 질 좋고 마음에 쏙 드는 것만 심플하게 갖춰 살자는 것이다. 그러면 매일 일어나 마음에 내키지 않는 옷을 어떻게 코디할지 고민할 필요도 없고, 마음에 드는 옷만 입으니 자신감도 생길 것이라는 것.


요즘엔 스마트폰에 집착을 많이 하는 것 같아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주위를 둘러보면, 굳이 자신이 멀쩡한 3G 스마트폰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새로운 LTE 폰이 나오니 무리를 해서라도 산다. 그렇다고 가격 대비 충실한 제품 보다는 남들 사는, 나를 대신하는 브랜드 같은 비싼 제품을 구입한다. 구입하는 거에 문제 제기를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삶이 버거우면서 매달 기기값으로만 3만원을 내는 걸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나 같으면 매 달마다 엄청난 스트레스일 것 같다.


우리는 많은 걸 바라고, 가지면서 이 책이 주장하는 '심플함'과는 거리가 먼 사회에서 살고 있다. 주변만 둘러봐도 카드값, 각 종 요금값 때문에 우리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진 않은가 말이다. 스트레스는 직장에서만 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닌 이런 자신의 본질적이지 않은, 심플하지 않은 행동에서도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우리는 무거운 시대에 살고 있다. 버릴 건 버려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과거가 있기에 오늘, 내일도 있지만 집착하지는 말자. 항상 지금을 살며 조금 더 현명하게 살자.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되, 끌려다니진 말자. 능동적으로 살자. 우리 모두 잘 살고 싶지 않은가.



책 속 밑줄 긋기


지나치게 많은 물건은 우리 자신을 앗아가고 잠식하고 본질에서 멀어지게 한다. 그런 식으로 살다 보면 우리 정신도 고물이 꽉 들어찬 창고처럼 혼잡해진다. 그 안에서 움직일 수도 없고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는 그런 창고 말이다. 하지만 삶이란 모름지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물건이 늘어나게 내버려 두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음은 물론, 결국에는 혼돈과 근심, 피로에 이를 뿐이다. 빈자리가 없는데 어떻게 다른 것이 들어설 수 있겠는가? 우리가 물건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은 인간적인 가치, 노동, 평화, 아름다움, 자유 그리고 생명이다. 이 사회가 재산이라고 말하는 모든 물건을 눈에 거슬리는 낡은 누더기를 보듯 치워 버리자. 그래야만 가득 찬 우리 인생에 빈자리를 만들 수 있다. (19쪽)


삶을 심플하게 만들면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다른 데 에너지를 빼앗기지 않아야 현재의 순간에 집중할 수 있고 우리 주변에 있는 것을 제대로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주변 상황에 수동적으로 끌려다니면서 에너지를 빼앗기는 사람이 너무 많다. 이들은 제대로 된 휴식은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오히려 자기 자신을 더욱 몰아쳐 괴로움을 잊으려고 애쓴다. 가장 고상한 형태의 활동은 멈추어 서서 자기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것이다. 삶의 매 순간에 집중하면서도 제대로 된 휴식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이러한 활동은 우리를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존재로 만들어 준다. (73쪽)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는 사람은 자기 몸 때문에 피해를 입게 된다. 당신의 몸은 곧 당신의 집이다. 다른 사람들 챙기기에 바쁘다는 핑계로 스스로를 돌보는 일에 소홀하면 안 된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남도 사랑할 수 있다. 몸을 돌보는 것은 자신을 위한 일인 동시에 남을 위한 일이다. 잘 관리되지 않는 집은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금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아름답게 가꾸자. 아름다운 몸을 갖고 싶어 하는 것은 경박한 욕심이 아니라 자기 존중의 문제다. 아름다움은 노력으로 얻어지는 것이며, 아름다움을 얻으려는 행위는 태곳적부터 있었다. 그리고 아름다움은 건강과 자신감에 기초한다. 몸이 건강해야 더 적극적인 사람이 되고 인간관계에도 더 잘 대응하며 자기 자신도 더 사랑할 수 있다. (99쪽)


자기 자신을 학대하지 말자.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이 되자. 자기 자신을 사랑으로 대하자. 그래야 다른 사람들도 사랑으로 대할 수 있다. 자신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고, 자신을 기쁘고 즐겁게 만드는 행동을 하자. 자신의 진가를 인정하면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스스로를 하찮게 생각하는 것은 독이나 다름없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정서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살아간다. 그들은 무의미한 행동을 하고, 자신감 없어 하며, 자신은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고, 불안을 달래기 위해 중독에 빠진다. 하지만 스스로 상처받지 않겠다고 마음먹으면 아무도 상처를 주지 못한다. 고통은 우리가 어떤 사실을 고통이라고 해석할 때만 나타난다. 우리가 마음먹기에 따라 해석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자기 자신의 모습을 잃지 않고 '온전하게' 남아 있으려면 자신의 진가를 발견할 필요가 있다. 남들과 비슷해지려고 애쓸 필요도 없고, 달라지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자립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타인의 시선에 대한 지나친 강박 없이 자기 모습 그대로 나아가는 것이다. (183,18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