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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유/에세이

김어준의 정면돌파 인생매뉴얼, <건투를 빈다> - 김어준

이 책이 처음 2008년 11월에 나왔지만 한창 '나꼼수' 회자될 당시에도 이 책에 관심이 없었다. 그 방송 중간에 '닥치고 정치' 정도를 들었던 것 같다. '닥치고 정치' 말고는 이런 책이 있는지 몰랐다. 하지만 멋진 직업군인을 꿈꾸다 뭐같음을 깨닫고 하사로 전역한 친구가 이 책을 그 당시 뀌띔해줬던 기억이 남아있었다.

 

'언젠가 한 번은 읽어봐야지' 하면서도 내 삶의 여정을 생각하는데 이 책은 순위 외의 책이었다. 그래서 내 삶을 내 나름대로 열심히 산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내 의도와는 다르게 틀어져버렸다. 나에게 맞다고 생각한 일이 상상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그 이후로 이것 저것 인턴이건, 알바건 해왔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눈에 보이지 않고 부모님에게 눈치는 보이고 적어도 내 앞가림은 해야겠기에. 

 

 

 

그러다가 방향을 잃기 시작하면서 내 방탕한 삶을 합리화하기 위해 책에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주변에 나보다 비교적 쉽게 사는 사람들이 아무런 고민없이 누군가 바라는대로, 시키는대로 취업을 하고 생각보다 그렇게 후회하는 것 같지도 않아 속상했다. 그래서 점점 나는 내 자신에 대한 고민이 깊어져갔고, 조금은 우울해졌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시기가 됐다.

 

이런 방황들이 계속 뒤엎어지고, 남들이 보는 나보다 내 자신에게 대한 모습을 돌이켜보면서, 과거 대수롭지않게 이 책을 소개해주던 친구의 말이 떠올랐다. 그래서 나는 잊었던.. 종북이니.. 좌빨이니.. 하던 때론 편파적인 여론 같아 조금은 외면했었던 딴지라디오를 다시 접하게 됐다. 

 

딴지라디오 내의 많은 내용들을 접하면서 많은 울분이 새어 나왔다. 특히 강신주 철학자가 들려주는 취업에 대한, 미래에 대한 고민 상담은 너무나도 충격이었다. 부모님 시키는 대로 엄청나게 노력을 해서 좋은 학벌과, 누가봐도 부러운 좋은 직장을 가지고 있는데, 자기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 눈물 흘리며 부모님과 싸우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순간 이해가 가지 않으면서도 점점 얘기를 깊게 들어보니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그 사람은 부모님의 기대를 위한 공부만 열심히 했지, 진정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경험할 시간 조차 부족했던 것이다.

 

나는 위 사례의 주인공 보다는 훨씬 시간이 많았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조금은 어려웠기 때문에 밖으로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책으로 배우는 걸 선호했다. 여행 경험이 적어 후회는 있지만 반면 장점도 있다. 책 읽는 걸 극도로 싫어했던 내가 지금은 누구보다 보려고 노력한다. 노력이 아니다. 그냥 강박관념 수준이다. 내가 미래에 무슨 일을 하던지 독서는, 잡학다식함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즐기고 있다.

 

내가 이 책 내용을 얘기 안 하고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이런 고민에서부터 시작해서 이런 생각들의 원인과 다 맞진 않지만 어떻게 어른으로서 행동해야하는지의 가이드 라인을 알려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요즘 자기계발서 같은 책들에 대한 비판이 많은데, 이 책은 그런 책들의 특징인 '아프니까 청춘이다'와 같이 미화하는 게 아니라, '아프면 아프다'라고 솔직하게 말해주는 책인 것 같다. 겉표지는 다소 가벼워보여도 자신, 가족, 친구, 직장, 연인에 대한 공감할 수 있는 고민과 달갑지 많은 않은 뼈가 되는 조언을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