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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내 성격은 내가 디자인한다> - 조성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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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내 성격은 내가 디자인한다> - 조성환

온화수 2013. 7. 15. 09:55

이 책 머리말에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조금은 고민해봤는데 순간 명확히 딱 무언가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저자의 답을 들어보니 비슷했다. 바로 저자의 답은 '가정'이라고 말한다. 나는 여자 친구와 미래에 대한 얘기를 곧 잘 얘기한다. 얘기를 하면서 주가 되는 게 화목한 가정인데, 미국 가족 영화처럼 2층 다락방이 딸린 큰 주택에서 주말엔 가족들과 여행을 가고 크리스마스 때는 집 안에서 재밌게 파티를 하는 그런 삶을 꿈꾸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얘기한다. 이에 반해 이런 얘기를 하면 내 여자 친구는 현실에 충실하라며 '관심 없다'라고 얼굴에 다 써져있다. 이렇듯 각각의 사람들은 외모, 거주지, 옷 입는 스타일, 좋아하는 것, 가치관 등이 다 다르다. 그러니 서로 성격의 특징을 알지 못하면 많이 부딪는다. 서로의 특징을 알면서 인간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이 책을 읽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조금 더 자신을 알고 다른 사람의 마음도 조금은 알 수 있을 것이다.


4가지 선호 유형이 있는데 외향(E)과 내향(I), 감각(S)과 직관(N), 사고(T)와 감정(F), 판단(J)과 인식(P)으로 나뉜다. 외향의 특징은 밖으로 말을 많이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접근함으로서 자신의 환경을 넓혀 나가고 행동이 앞서고 그 후에 생각한다. 그리고 직접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는 것을 선호하고 인간관계를 넓고 얕게 유지한다. 내향은 속으로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어려워한다. 때로는 피함으로써 자신의 환경에 방어적이다. 우선 생각을 하고 행동으로 옮기고 글로써 의사 표시하는 것을 선호하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대하기가 어렵다'거나 '알 수 없는 사람'이라는 평을 자주 듣는다. 그리고 인간관계를 좁고 깊게 유지한다. 나는 딱 보았을 때 이도 저도 아닌 것 같은데 대체적으로 보면 내향적인 성격 유형에 속하는 것 같다.


감각과 직관은 어떻게 정보 수집을 하느냐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감각형은 이야기를 꾸며대거나 일반화시키는 것을 싫어하는 반면, 눈에 보이는 구체적 사실을 중요시 하고 정확한 것에 가치를 두며, 대단히 꼼꼼하다. 그리고 나무를 보되 숲을 잘 보지 못하며 현재에 관심이 많고 경험에 의존하며 생활한다. 이에 반해 직관형은 구체적인 것을 싫어하고, 너무 상세하면 지루해한다. 통찰에 가치를 두며, 유추적이고 미래를 갈망한다. 숲은 보되 나무를 잘 보지 못하며 새로운 방법이나 잠재된 가능성을 탐색해 본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는 그 이면에 있는 것을 생각한다.


다음은 사고와 감정인데 의사 결정에 관한 것이다. 사고형은 원리 원칙과 규정을 중요시하고 합리적이고 논리적이기를 원한다. 목표 달성을 위해 정확한 정보는 알기를 원하고 항상 회의적이고 따지기를 좋아한다. 감정형을 보고 "그렇게 살면 너무 약해서 이 세상을 살아가지 못한다."고 평한다. 얼굴 표정과 말이 근엄하고 엄격하다. 감정형은 상대방의 감정이나 가치를 중요시하고 조화로운 인간관계를 원한다. 인간적인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실을 알기를 원하고 수용하고 참는 편이다. 비판하기 보다는 상대방을 높이 평가하려 한다. 사고형을 보고 "너무 비인간적이고 냉정하다."고 평한다. 얼굴 표정과 말이 부드럽다.


마지막으로 판단과 인식인데 전반적인 생활의 양식에 관한 내용이다. 판단형은 업무를 계획을 세운 뒤 거기에 따라 한 가지씩 수행해 가고 시간 계획을 세우고 날짜를 일일이 기록한 다음 거기에 따라 준비한다. 결정을 빨리 내리고 새로운 정보를 수집하길 꺼려하고 항상 바쁘다. 사전에 알리지 않고 방문하는 사람이 있으면 당황해하고 미리 모든 것이 안정되어 있기를 원한다. 업무와 시간 계획에 초점을 맞추고 시작과 끝이 분명하고 한 가지 일을 마친 후에 다음 일을 시작한다. 인식형은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문제를 해결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를 꺼려한다.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가급적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고 여유가 있다. 누가 사전에 연락하고 방문하면 그 약속 자체를 피곤해 한다. 약간의 도전을 직면하기를 원하고 과정과 자유에 초점을 맞춘다.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모른다. 한 가지 일을 하다가 다른 일이 들어오면 금방 적응한다.


나의 결과는 INFP(내향-직관-감정-인식) 유형이다. 이 책에서는 정적인 문학소녀와 같다고 표현해놨다. 이 성격은 사회복지나 그림에는 너무나 잘 맞는 유형이란다. 이 유형은 겉으로 드러난 사실보다는 사람을 중심으로 내면의 가치를 발견해내는 데 뛰어난 역량을 발휘한다고 한다. 그런데 웃긴 사실은 겉으로 바보스럽게 보일 수 있단다. 하지만 속에는 사람에 대한 정서적 기류가 강하게 흐르는 사람이고 이 유형엔 직관 문학의 정수라 할 만큼 문학적 천재들이 많다고 하는데 나는 아닌 것 같다.


여자 친구는 내가 판단하기에 ESTJ(외향-감각-사고-판단) 유형인 것 같다. 나와 정확히 딱 반대다. 이 책에서는 불도저 같다고 비유해놨다. 이런 유형은 지도자 중 지도자라고 한다. 그만큼 이 유형은 수도 많고 지도자도 많고 매우 굳세게 보이며, 어떤 일도 강력하게 추진한다. 성실과 근면, 책임감은 말할 것도 없고, 사람을 다루는 데도 매우 익숙하단다. 그만큼 사회 활동에 강하고 그것을 즐기는 스타일이며 인간관계도 매우 원만하고 어떻게 하면 16가지 성격 유형 가운데 조직생활을 가장 무난하게 해 나갈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단점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으려 하기보다는 자신의 주장을 펴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 붓고 이들은 자신의 주장이 반드시 옳다고 고집하는 나르시시즘에 빠져있는 사람들이란다. 이 유형의 리더가 가장 높은 위치에 있다면 아마 아랫사람이 말할 기회는 별로 없을 것이라 하고, 물론 처음에는 "솔직하게 각자 의견을 말해 달라."고 주문하지만 대개 아랫사람이 눈치를 보고 말을 하지 않으면 자신의 주도적으로 분위기를 이끌어 나가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 유형의 장점이 워낙 많기 때문에 조직에서 최고 직위까지 올라가는 예가 많고 그 만큼 조직적이고 치밀하며, 앞을 보며 꾸준히 자신을 밀고 나간다고 한다.


여자 친구가 불도저면 나는 문학소녀이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보기에도 내가 여자 역할 같고 여자 친구가 남자 역할 같다고 느낄 것이다. 실제로도 그런 소리 꽤 들었다. 또한 나같은 유형은 우리나라에 적으니 험난하게 느끼는 게 있을 것이고 여자 친구는 나를 답답해하는 면도 있을 것이다. 과거엔 좋아하는 분야 빼고는 벽에 부딪혔을 때 우물쭈물대는 태도가 있었다. 다행히 지금은 고쳤지만. 그리고 시간만 나면 자아 실현에 대한 얘기, 미래에 대한 얘기, 지구 걱정 등 여자친구 입장에서는 헛소리만 늘어놓고 있으니 오죽 답답했을까? 하지만 나도 거친 여자친구의 아무렇지도 않은 태도 때문에 겉으로 표현은 안 했지만 속으로만 담고 있어서 스트레스가 극심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서로를 받아들이고 장단점을 얘기하면서 좀 더 원만한 사이로 바꿔가고 있다. 나는 흔히 주위 사람들한테 사람 성향을 잘 맞춘다고 하는데 나와 여자 친구의 성향 말고도 다른 성향도 더욱 자세히 공부해서 주위 사람들에게 원만한 인간관계를 만들기 위한 조언을 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