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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조각

큰 감동보다는 어른들도 재밌어할 겨울왕국

온화수 2014. 2. 3. 00:26

큰 감동보다는 어른들도 재밌어할 이야기


각종 매체에서 '겨울왕국'에 대한 반응이 뜨겁길래 CGV에 보러 갔다. '얼마나 대단한지 좀 보자.'라는 조금은 삐딱한 시선으로 영화의 시작을 맞았다. 아무래도 아이들의 눈에 맞춰야 하니 동화 같은 스토리였다. 주인공인 엘사는 원인 모를 마법에 걸려 주변인들에게 피해를 어쩔 수 없이 주는 상황. 그 안에서 서로의 관계 회복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스토리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일까? 내 멋대로 해석하자면, 자신의 단점을 숨기지 말고 부딪치라는 게 아닐까 싶다. 엘사는 자기 마음대로 얼음 마법을 사용할 수 있지만,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면 자기 몸과 닿는 모든 것이 얼어버린다.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다는 것이 사람과 사물을 대할 때 '사랑'이란 감정으로 다가가지 않을 때를 말하는 것 같다.


엘사의 실수로 여동생 안나는 머리가 얼고 트롤족에게 찾아가 치료를 받는다. 그리고 마법으로 피해를 입었던 안나의 기억을 지운다. 성으로 돌아가 엘사는 죄책감에, 자신의 위험함에, 방 안에서 나오질 않는다. 안나는 자신과 잘 놀아줬던 언니 엘사가 갑자기 이유없이(?) 자신을 멀리하자 많은 고민에 휩싸이게 된다.


엘사는 자신의 단점을 필사적으로 감춘다. 그러다 결국 폭발하면서 알려지게 되지만, 수습하기엔 일이 커진다. 평소에 동생에게 말을 했더라면, 이렇게까지는 갈등이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엘사는 자신의 콤플렉스를 숨기지 말고, 이겨나가고자 하는 태도가 필요했다. 반면, 동생 안나는 앞뒤 생각 안 하고 덤비는 말썽쟁이 같지만 씩씩한 태도가 돋보였다. 서로 두 자녀의 장점만 합쳐놓으면 참 좋았을텐데. 하긴 그러면 이런 갈등도 일어나지 않았겠지만.


성인으로 접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애니메이션에 대한 재미가 줄어들었다. 그래도 지루한 현실에서 환상적인 세계로 탈출하고픈 욕망이 항상 내 안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에 대한 기대감 만큼은 어릴 적 그대로다. 그래서 항상 들뜬 마음으로 애니메이션을 보았다가, 조금은 유치한 내용에 실망하고 되돌아오지만. 개인적으로 '라푼젤'보다 유치함은 덜했고, 어른들도 충분히 재밌어할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한다. 





겨울왕국 (2014)

Frozen 
8.3
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
출연
박지윤, 소연, 박혜나, 최원형, 윤승욱
정보
애니메이션, 어드벤처, 가족 | 미국 | 108 분 | 2014-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