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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탄생> - 로버트 루트번스타인·미셸 루트번스타인 본문

책 사유/인문학

<생각의 탄생> - 로버트 루트번스타인·미셸 루트번스타인

온화수 2014. 5. 10. 15:26

이 책을 구입한지는 꽤 됐다. 작년 여름 지나, 한창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방법에 관심이 아주 많았을 때였다. 내가 좋아하는 인물이 추천한 책이라고 해서, 그를 닮고 싶어 얼른 서점으로 달려갔었다.


그때 앞에 몇 장을 훑어본 느낌은 꽤 흥미로운 책이라 생각돼서 별 다른 고민 없이 집으로 가져왔다. 중간 부분까지 신나서 읽다가 끝에 가서 좌뇌를 굴려야하는 내용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지루함을 느끼긴 했다.


억지로 읽기 싫어서 책장에 꼽아놨다가 독서일기를 안 남겨서 최근에서야 다시 짚어들었다. 마저 안 읽은 부분부터 읽었는데 다소 어렵다가 어느 한 부분을 지나고 나니 몰입할 수 있었다. 자기 안의 세계를 들여다보고, 생각하기 좋아하고, 뭔가를 만들어내기 좋아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추천하고 싶다.




이 책에서는 창조성이 뛰어난 인물들의 말과 행동을 통해 환상과 실재를 결합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들이 각자 발견한 것들을 한군데로 모은 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13가지의 생각도구들이다. 이 도구들은 관찰, 형상화, 추상화, 패턴인식, 패턴형성, 유추, 몸으로 생각하기, 감정이입, 차원적 사고, 모형 만들기, 놀이, 변형, 그리고 통합이다.


모든 지식은 관찰에서부터 시작된다. 이것은 수동적으로 보는 행위와 다르다. 예리한 관찰자들은 모든 종류의 감각정보를 활용하며, 위대한 통찰은 세속적인 것의 장엄함’, 즉 모든 사물에 깃들어 있는 매우 놀랍고도 의미심장한 아름다움을 감지하는 능력에 달려있다. 만일 우리가 무엇을 주시해야 하는지, 또 어떻게 주시해야 하는지를 알지 못한다면 주의력을 집중시킬 수 없다. 그래서 관찰은 생각의 한 형태이고, 생각은 관찰의 한 형태이다.


형상화라는 것은 현상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에서부터 특이한 추상능력, 감각적인 연상에 이르기까지 망라된다. 형성화는 시각과 청각은 물론, 후각과 미각, 몸의 감각까지 동원해서 이뤄지기 때문에 우리는 내면의 눈, 내면의 귀, 내면의 코, 내면의 촉각과 몸 감각을 사용할 구실과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형상화할 때 마음에 떠오른 모든 이미지들은 다른 전달수단으로 변환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전달수단은 말, 음악, 동작, 모형, 회화, 도형, 영화, 조각, 수학, 논문 등 매우 다양하다.



과학자, 화가, 시인들은 모두 복잡한 체계에서 하나만 제외하고모든 변수를 제거함으로써 핵심적 의미를 발견하려고 애쓴다. 현실이란 모든 추상의 종합이며, 이 가능성을 알아냄으로써 우리는 현실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 진정한 의미에서 추상화란 현실에서 출발하되, 불필요한 부분을 도려내가면서 사물의 놀라운 본질을 드러나게 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궁극적으로 할 일은 추상화 자체의 본질을 찾아내는 것이다.


패턴을 알아낸다는 것은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는 것이다. 우리는 패턴에서 지각과 행위의 일반원칙을 이끌어내어 이를 예상의 근거로 삼는다. 그런 다음 새로운 관찰결과와 경험을 예상의 틀 안에 끼워넣는다. 이 관찰과 경험의 틀을 흔드는 무엇인가가 일어나게 될 때 우리는 또 다른 패턴을 만들어내며, 새로운 발견은 이런 순간에 이루어진다.


우리는 경험한 세계를 표현하고, 경계 짓고, 정의하기 위해 더 많은 패턴을 고안해낼수록 더 많은 실제지식을 소유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의 이해도 더욱 풍요로워진다. 패턴형성기술을 배우는 것은 모든 분야와 교과과정에서 혁신의 열쇠가 되는데, 그것은 특별한 도구나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도 운동감각적 패턴과 청각적 패턴, 리듬감만을 이용해서 훈련할 수 있다. 한 패턴을 분해하면서 동시에 다른 패턴을 조립하는 일은 어떤 현상과 과정을 이루는 기본요소들에 대해 실제적으로 이해할 것을 요구한다. 더 나아가 그것은 지식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 보인다.


유추란 둘 혹은 그 이상의 현상이나 복잡한 현상들 사이에서 기능적 유사성이나 일치하는 내적 관련성을 알아내는 것을 말한다. 많은 철학자들은 유추가 비논리적이라서 판단을 그르치게 한다고 폄하하지만, 오히려 유추는 불완전하고 부정확하기 때문에 알려진 것과 알려지지 않은 것 사이에 다리가 될 수 있다. 유추는 우리가 기존지식의 세계에서 새로운 이해의 세계로 도약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우리는 몸을 움직여 어떤 일을 처리하고 난 후에야 그것을 인지할 때가 있다. 또한 자각하지 않은 상태에서 몸의 느낌을 알게 될 때도 많다.


피아니스트들은 근육이 음표와 소나타를 기억한다고 말한다. 그들은 손가락에 이 기억들을 저장한다. 그것은 마치 배우들이 몸의 근육 속에 자세와 몸짓의 기억을 저장하는 것과 같다. 우리가 사고하고 창조하기 위해 근육의 움직임과 긴장, 촉감 등을 떠올릴 때 비로소 몸의 상상력이 작동한다. 이때가 사고하는 것은 느끼는 것이고, 느끼는 것은 사고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자각하는 순간이다.


감정이입은 다른 사람의 몸과 마음을 통해 세계를 지각하는 것이다. 철학자 칼 포퍼는 새로운 이해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방법을 공감적인 직관’, 혹은 감정이입이라고 보았는데, 이것은 문제 속으로 들어가 그 문제의 일부가 되는 것을 가리킨다. 이러한 감정이입적 상상력을 촉진하고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연극경험이나 문학적 소양이 도움이 된다. 내가 나 자신이 아니라 스스로 이해하고 싶은 것이 될 때 가장 완벽한 이해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내과의사들은 환자들 몸의 조각에 불과한 X레이 사진이나 MRI를 판독할 때, 그것을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로 환치해놓고 해석해야 한다. 추상미술가들도 마찬가지다. 평면작업이 갖고 있는 문제를 명백히 보여준다. 입체파 미술은 3차원 물체가 가지고 있는 다면성과 입체성이 2차원 평면에 묘사될 때 나타내는 한계를 끈질기게 대비시킨다. 이 작품들은 2차원적인 세계의 크기나 색채, 형상이 3차원 세계와 다르게 상호작용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모형은 보는 사람이 즉각 인식할 수 있도록 실제를 축약하고 차원을 달리 표현해야 한다. 모형은 실제, 혹은 가정적 실제상황을 염두에 두고 필요한 규칙과 자료, 절차를 이용하는 시뮬레이션이다. 우리가 정치학이나 역사, 인류학을 배울 때 전투과정이나 건축양식의 혁신, 전통의술의 효능, 경쟁적인 경제활동의 결과물, 종교의식 등이 목적을 물리적, 기능적, 이론적인 모형으로 만들어 배운다면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놀이에는 분명한 목적이나 동기가 없다. 놀이는 성패를 따지지 않으며, 결과를 설명해야 할 필요도 없고,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할 과제도 아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상징화되기 이전의 내면적이고 본능적인 느낌과 정서, 직관, 쾌락을 선사하는데, 바로 그것들로부터 창조적인 통찰이 나온다. 놀이는 우리 자신만의 세계와 인격, 게임과 규칙, 장난감, 퍼즐을 만들게 하여 지식을 변형시키고 새로운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이것들을 통해 새로운 과학과 예술이 가능해진다.


현실세계에서 창조적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규정할 때, 그리고 해답을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표현할 때 적합한 생각도구들을 동원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여러 가지 생각도구를 연속적, 혹은 동시에 사용하여 생각도구끼리 영향을 주고받거나 작용하게 하는 것을 가리켜 변형, 혹은 변형적 사고라고 부른다. 변형적 사고는 상이한 분야를 연결해주는 메타패턴을 드러내주어 특정 영역에 치우친 사고보다 더 가치 있는 통찰을 낳는다.




생각이라는 행위는 본질적으로 공감각적이다. 종합지는 이러한 공감각의 지적 확장이 되는데, 공감각이 미적 감수성의 가장 고급한 형태라면 종합지는 궁극적인 이해의 형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앎과 느낌을 가장 높은 수준에서 통합한 것을 말한다. 상상하면서 분석하고, 화가인 동시에 과학자가 되는 것, 이것이 바로 최고의 상태에 이른 종합지적인 사고의 모습이다.


통합교육에는 여덟 개의 기본목표가 있다. 첫째, 학생들에게 보편적인 창조의 과정을 가르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둘째, 창조과정에 필요한 직관적인 상상의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 셋째, 예술과목과 과학과목을 동등한 위치에 놓는 다학문적 교육을 수행해야 한다. 넷째, 혁신을 위해 공통의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교과목을 통합해야 한다. 다섯째, 한 과목에서 배운 것을 여러 분야에 응용할 수 있어야 한다. 여섯째, 과목 간의 경계를 성공적으로 허문 사람들의 경험을 활용해야 한다. 일곱째, 모든 과목에서 해당 개념들을 다양한 형태로 발표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여덟째, 상상력이 풍부한 만능인을 양성해야 한다.


  교육의 목적은 전인을 길러내는 데 있어야 한다 전인이야말로 축적된 인간의 경험을 한데 집약하여 전인성을 통해 한 조각 광휘로 타오르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통합교육이 이루고자 하는 바는 오로지 그것 하나이다교육의 목적은 전인을 길러내는 데 있어야 한다 전인이야말로 축적된 인간의 경험을 한데 집약하여 전인성을 통해 한 조각 광휘로 타오르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통합교육이 이루고자 하는 바는 오로지 그것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