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요양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 <햄릿> - 윌리엄 셰익스피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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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 <햄릿> - 윌리엄 셰익스피어

온화수 2015. 12. 1. 07:00

덴마크의 왕자 햄릿은 아버지가 죽고, 어머니가 작은 아버지와 결혼하자 크게 상심하는데, 어느 날 부왕(아버지)의 영혼이 나타나 자신이 작은 아버지에 의해 독살되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복수를 명한다.


햄릿은 충격과 분노로 마음의 평정을 잃고, 작은 아버지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미친 척 행세한다. 오필리아에 대한 사랑마저 잠시 거둔다.


햄릿은 국왕 살해의 연극을 작은 아버지 앞에서 상연하도록 해서 진상을 알아낸다. 그 후 햄릿은 오필리아의 아버지 폴로니어스를 작은 아버지로 오인하여 죽이게 된다.


오필리아는 실연과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을 이기지 못하여 자살한다. 이 때 아버지 플로니어스의 죽음을 복수하기 위해 프랑스에서 돌아온 레어티즈는 누이동생의 죽음으로 인해 햄릿을 증오하게 된다.


레어티즈와 검술 시합을 한 햄릿은 레어티즈의 독을 바른 칼에 치명상을 입지만 클로디어스(작은 아버지)를 찔러 아버지의 복수를 한다. 왕비인 거트루드는 클로디어스가 햄릿에게 주려고 준비했던 독주를 마시고 죽고, 햄릿도 칼에 묻은 독으로 목숨을 거둔다.



있음이냐 없음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어느 게 더 고귀한가. 난폭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맞는 건가, 아니면

무기 들고 고해와 대항하여 싸우다가

끝장을 내는 건가. 죽는 건 ㅡ 자는 것뿐일지니,

수천 가지 타고난 갈등이 끝난다 말하면,

그건 간절히 바라야 할 결말이다.

죽는 건, 자는 것. 자는 건

꿈꾸는 것일지도 ㅡ 아, 그게 걸림돌이다.

왜냐하면 죽음의 잠 속에서 무슨 꿈이,

우리가 이 삶의 뒤엉킴을 떨쳤을 때

찾아올지 생각하면, 우린 멈출 수 밖에 ㅡ

그게 바로 불행이 오래오래 살아남는 이유로다.


- 윌리엄 셰익스피어, <햄릿>, 민음사, 94~95P


햄릿하면 회자되는 유명한 부분이다. 원문의 'To be, or not to be~'에 해당하는 흔히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부분. 이 책은 '있음이냐 없음이냐'로 번역했다. 이 독백은 이분법적인 선택에 관한 고난을 암시하기 때문에, 단순히 사느냐 죽느냐의 생명과 죽음에 관한 뜻만은 아니다. 


햄릿은 작은 아버지를 죽일 찬스가 왔음에도, 복수를 지연시키다가, 살려준다. 휘장 뒤에 숨어 있던 사랑하는 오필리아의 아버지 폴로니어스를 작은 아버지라 생각하고 아무런 주저 없이 찔러 죽이기도 한다. 극단적인 행동 지연과 극단적인 행동 실천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인물이 햄릿이다. 


인간은 햄릿의 반영이다. 선과 악, 허구와 실재, 유와 무 같은 이분법적인 사고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햄릿이 우유부단한 이미지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햄릿이 처한 위치는 도덕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결과까지 생각해야 하는 위치였다. 개인과 가족을 너머 국가를 아울러야 하는 입장을 생각해보면... 골치 아프다... 이래서 평범한 삶이 최고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