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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철학

처음 수영 강습을 받았다

온화수 2016. 10. 25. 02:32


처음 수영 강습을 받았다. 내가 생각보다 수영을 못하는구나 알게 됐다. 1년에 두어 번 계곡에 놀러 가도 물속에서 그리 불편함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아까 수영장에 가서는 온몸에 힘이 들어가서 뜨지도 못했다. 수영을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으니 숨 쉬는 법도 이해가 안 가서 물을 엄청 먹었다.


“입을 닫고 으음 소리를 내보세요. 입과 코에서 진동이 느껴지세요? 그걸 물속에서 해보세요.” 강사는 설명했다. “나와서는 파하고 뱉으시는데 급하게 뱉지 마시고 물 위에 완전히 올라왔을 때 뱉어보세요.” 나는 설명을 들어도 감이 잡히지 않았다.


물안경 안까지 물이 들어가고 코에도 물이 들어가 눈이 붉어졌다. 그러면서도 강사가 뒤에서 떠밀길래 살짝 군대 생각이 났다. 마냥 편하게 배우러 왔는데 강사가 스파르타식이다.


하다 보니 숨 쉬는 건 감이 와서 튜브 기능을 하는 노란 판자를 팔을 뻗어 쥐고, 사타구니 사이엔 다리를 붙이도록 곡선으로 파인 작은 튜브를 끼었다. 그렇게 했는데도 물이 두려워서 팔과 허리에 힘이 들어가 한쪽으로 가라앉아 물 먹기 일쑤였다.


50미터 레일을 4번 정도 왔다 갔다 하니 거짓말처럼 몸이 뜨기 시작했고 허벅지 사이가 붙었다. 물을 의심하지 않고 그저 몸을 맡기니 몸에 힘이 저절로 빠지면서 뜨기 시작했다. 몸이 기울지도 않았다. 물에 들어가기 전에 억지로 숨을 쉬지 않고 자연스럽게 호흡만 뱉으니 물을 먹지도 않았다.


잘하려고 하다 보니 힘이 들어갔다. 그저 맡기면 됐는데 말이다. 수영 말고도 모든 일을 할 때 힘부터 들어간다. 그리곤 평소보다 못한다. 좋지 않은 평가를 받고 시무룩하다고 해서 물 먹는 걸 계속하지 않으면 앞으로 가지 못한다. 힘들면 물어보고 먼저 배운 사람들의 동작을 관찰하기도 하고 생각하면서 물 먹는 걸 줄여나가야 한다. 교육은 학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