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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식 룰렛』 - 은희경 소설집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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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식 룰렛』 - 은희경 소설집

온화수 2017. 1. 25. 17:18

저는 소설을 즐겨 읽지 않습니다. 책 읽기는 취미라고 할 수 있는데, 소설은 뭐랄까. 제게 너무 어려워요. 경제학이나 사회학, 심리학, 철학 서적들은 길어도 집중력 있게 읽어나가는데. 소설은 계속 상황을 상상해야 해서 머리도 아프고 명쾌하지 않다랄까요. 그런 의심이 소설 읽는 내내 자꾸 올라와서 끝까지 읽기가 참 힘들어요.

문학적 글쓰기는 잘하고 싶으나 문학은 멀게만 느껴지는. 그 정도의 수준이어서 이 책에 대해서 뭐라고 언급하기가 머뭇거려지네요. 저는 은희경 작가의 책을 처음 읽어보았는데, 개인적으로 '중국식 룰렛' 소설집은 별로라고 말하고 싶어요. 새로운 자극을 받지 못했고, 얌전한 사람들의 얌전한 이야기 같았어요. 제 삶이 평범하지 않아서 그렇게 느껴지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방황하는 캐릭터들을 그려내신 것 같은데 별 다를 사건도 없고 모범생 같은 내용이랄까요.

작가님에게 악감정이 있는 건 아니고, 부족한 인문학적 소양인 제가 읽기에 벅차서 이런 느낌들을 쏟아낼 수밖에 없어요. 저는 독서 습관이 어릴 때 든 것이 아닌 성인이 되어 잡혀서, 책을 많이 읽은 편은 아니에요. 그래도 한 5년간 일주일에 한 권씩은 읽어왔던 것 같아요. 소설은 확 와 닿지 않아서 어려워서 잘 안 읽게 되었고요.

저처럼 성인이 되어서 겨우 책을 읽는 사람도 흔치 않은데, 순수 문학은 참 어렵단 말이에요. 얼마나 사람들이 소설을 읽을까를 생각하다가 우울해졌어요. 어려워요. 책 읽기의 수준도 편차가 참 큰 것 같아요. 모자란 수준으로 이런 느낌을 쓸 수밖에 없어요. 어렵고 다가가기 버거웠다. 표현을 쉬우면서도 내면의 이야기들을 담아주셨으면 어떨까 하는 선 넘은 바람이 있어요. 다시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화이팅.



어릴 때는 삼십대면 굉장히 늙은 줄 알았어. 이렇게 모르는 게 많고 가진 게 없을 줄은 몰랐지. 내 인생인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 100P


잘못 어른이 돼버린 사람에게도 아주 가끔 어린 시절의 짧은 꿈과 해후하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고. 그것은 생의 찬란한 진품을 되찾는 순간이며, 그때 밤하늘에 폭죽이 터지고 불꽃의 그림자가 강물에 어리면서 진짜 축제가 시작되는 거라고. 그 축제에는 오랜 세월 그토록 멀어지려 했던 사람이 찾아와 이렇게 말해줄지도 모른다. 네 잘못이 아니야. -10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