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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유/인문학

<이동진 독서법> 책의 도도한 인상을 허물어준 책



책의 도도한 인상을 허물어준 책이에요. 학습 목적보다는 독서에 관한 입장에서, 책을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읽어야 한다거나, 소설이라면 모를까 비소설도 처음부터 읽어야 한다거나, 그런 편견을 깨트려요. 저자가 강하게 주장하지는 않고 자신의 독서 방법을 예를 들어요. 그래서 읽는데 강요하지 않는 듯해서 불편하지 않고요.


독서는 재미없으면 덮어도 되고, 한 번에 여러 권을 읽어도 되고, 책에 밑줄 박박 치며 낙서해도 되고, 책에게 신봉하지 말라는 말을 주로 합니다. 다만 나의 세계를 넓히기 위한 독서도 필요하다고 하는 내용도 있어요. 소설가 김영하씨가 소설을 읽기 어려운 이유는 뇌도 근육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말씀하셨던 것 같은데, 그것과 비슷한 맥락인 것 같아요.


저는 책을 신봉하지는 않아요. 과거엔 숭배했었죠. 하지만 이런 책들을 읽으면서 독서에 대해 가벼워졌어요. 그래서 오히려 독서가 쉬워졌고, 지금은 그저 재밌어서 읽어요. 다만 그 재미가 쾌락적이라기보다는 분야가 다르다고 생각한 세계가 연결되는 재미 때문에 책을 읽거든요. 전자책이 아닌 이상 생각과 감정도 책에 악필로 적어놓고. 나중에 누군가 볼까 걱정되기도 하는, 타인의 시선을 고려하지 않아 검열하지 않은 일기장처럼 돼버려요.


그런데 저는 책 읽는 중간중간에 잠시 멈추는 것, 그것도 독서 행위이고, 더 나아가서 그것이 좋은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읽다가 떠오른 생각에 집중하기 위해서, 그것을 넓혀나가기 위해서 또는 스스로 소화하기 위해서 책을 덮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 과정을 억지로 참아가면서 몇 시간 안에 이 책을 독파해버리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는 것은 참 미욱한 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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