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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단테 - 지옥·연옥·천국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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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단테 - 지옥·연옥·천국편

온화수 2018. 8. 7. 21:11

꾸역꾸역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 세 권을 읽었지만 솔직히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굉장히 심오하고 배경지식이 상당히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쉽게 말해 양심적 태도로 개인과 사회와의 균형을 지키며 살아가라는 방향성인 듯. 기독교에 관한 내용이 많이 나와서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불편하게 다가올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에 관심을 둘 정도면 종교를 넘어서 이 책을 통해 현실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독자이지 않을까.


내 자식의 귀여움도, 늙은 아버지의

연민도, 또 내 아내 페넬로페를 당연히 기쁘게

해 주었어야 할 나의 신실한 사랑도,


세상과 인간의 악과 가치에 대해

모조리 알고 싶은 내 가슴속의

열정을 이겨낼 수 없었소.


그래서 나는 오직 한 척의 배에 의지해

늘 나와 함께했던 소수의 동료들과 함께

깊고 넓은 바다로 나왔소.


멀리 에스파냐와 모로코까지 이쪽 해안과

저쪽 해안을 보았고, 이 바다에 몸을 적시는

사르데냐와 다른 섬들도 보았소.


나와 동료들은 늙어 갔고 몸도 둔해졌다오.

그 무렵 우리는 그 누구도 넘어가지 못하도록

헤라클레스가 표지를 꽂아 둔


비좁은 어귀에 도착했소.

오른쪽으로는 세비야를 떠난 뒤였고

반대쪽으로는 세타를 떠난 뒤였소.


나는 이렇게 말했다오. '오, 형제들이여! 수많은 위험을

무릅쓰고 드디어 우린 세상의 서쪽 끝에

다다랐다. 우리에게 생명은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태양의 뒤를 좇아 사람이 살지 않는

세상을 찾아가려는 마음을 버리지 마라!


그대들의 혈통을 생각하라! 그대들은

짐승처럼 살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덕과 지혜를 따르기 위해 태어났다.'


-단테 <신곡> 지옥편 26곡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