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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요양소
죄와 벌을 읽으면서, 내가 살고 있는 소도시와 한국 사회가 떠올랐다.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라는 곳이 소설의 배경인데, 사람들은 무기력하고 새로운 것에 반응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저 좋은 게 좋은 거라며, 사회 정책에 관심이 없는, 아는 정치인이나 뽑았던 정당을 매번 뽑는 듯한 분위기의 동네. 소설 속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그러했다. 또한 한국 사회처럼 느낀 이유는 주인공인 라스콜니코프를 보고 떠올랐다. 무언가 마음의 충동에서 일어나는, 옳다고 느껴지면, 다양한 입장을 듣기보다 싸워서 이기려는 감정적 행동. 민족주의적이고 전체주의적인. 많은 이들에게 해를 입히는 전당포 노파를 정의를 위한다며 주인공은 살인을 저지른다. 사회의 법이 썩었을진 몰라도 노파는 법을 어기거나 하진 않았다. 주인공 라스..
나도 책을 좋아라하지만, 고전은 여전히 몰입하기 어렵다. 시대와 배경이 달라서 몰입이 잘 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통과하는 진실이 있기에 살아남았겠지. 그래서 어려워도 알려고 하는 사람이 있는 거고. 미국에 세인트존스라는 대학이 있다. 고전을 스스로 읽고 토론하는 형식의 인문학 학교다. 인문학이라고 해서 문과 성향의 학교는 아니다. 인문학 안에는 수학, 과학도 존재하니까. 1. 가르치지 않는다. 그날 수업에 읽어 와야 하는 책을 읽고 와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 된다. 하지만 그 책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 플라톤의 , 칸트의 처럼 난이도가 초월한다. 교수는 없지만 튜터가 있다. 다른 대학에서는 교수지만, 세인트존스로 오면 튜터가 된다. 역할이 달라진다. 학생과 함께 공부한다. 자신의 지식을..
이 책은 플라톤 아카데미에서 진행한 동양고전에 대한 강연의 성과물을 갈무리라고 한 것이라네요. 강신주, 고미숙, 김언종, 김영수, 박석무, 박웅현, 성백효, 신정근, 심경호, 이광호, 이기동, 정병설, 정재서, 주경철, 한형조 총 15분의 강연을 합한 것입니다. 위 분들이 뭐하시는 분들인지는 일일이 나열하기 꽤 귀찮고. 온라인 서점에서 책 찾아보시면 관련 내용이 나올 것 같습니다. 유튜브 같은 곳에서 인생에 대한 강의나 삶을 지혜롭게 사는 방법이라든지, 그런 이야기들 듣는 거 좋아하시는 분은 좋아하실만한 책 같아요. 대신 동양고전에 대해 마음이 가지 않는 분들은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좋아도 조금은 마음이 가지 않을 것 같아요. 한 번 펼쳐보세요. 첫 이야기는 광고인 박웅현 씨의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꽤 ..
저는 구본형 선생님을 돌아가시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2013년 4월 13일에 돌아가셨으니 저는 그쯤에 선생님을 알게 된 것 같아요.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페이스북에서 교수님이 구본형 선생님의 사망 소식을 기사로 공유한 그부터 알게 된 것 같아요. 호기심에 기사를 읽었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란 것에 관심이 가서, 선생님에 대해 이것저것 찾아봤던 것 같아요. 그래서 EBS 라디오에서 '고전 읽기'란 프로그램을 하셨다는 걸 알게 되었고, 푹 빠져들었어요. 2013년만 해도 세계문학전집을 눈으로만 읽었거든요. 허세용으로. 나 이런 거 읽어,라고 보이기 위한. 근데 '고전 읽기'라는 라디오 음성을 통해 고전을 쉽게 풀이해주시고, 상황극을 주고받으시면서 빠져 들었어요.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이나 니코..
플라톤 아카데미와 SBS 라디오가 공동 제작한 오디오북, '그리스인 조르바'이다. 총 20편으로 되어 있고, 자기 전에 들으면 적당하다. 책으로 읽으면 다소 지루하거나 어려움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럴 땐, 관련 다큐나 영화나 이런 오디오로 도움을 받고나면 지루했던 책이 비교적 수월하게 읽히기 시작한다. 이게 길다고 느껴지면 '팟빵' 어플에 들어가는 걸 추천한다. 'EBS 고전 읽기' 채널에서 '그리스인 조르바'가 있는데 총 5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긴 세세하게 다루진 않지만, 중요 부분을 들려주고 풀이까지 해준다. 그래서 이해하긴 더 쉽다. 현재 폐지된 프로그램이지만, 자료는 아직 남아있는 걸로 안다. 명로진씨와 권진영씨가 개인적으로 다른 고전 읽기 채널을 만들어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다. 위 사진은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