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김연수 (2)
영혼의 요양소
이 책 제목이 '소설가의 일'이지만, 소설은 아니에요. 에세이 형식으로 소설을 쓰는 감정이나 태도 등 크게 아울러서 자연스럽게 풀어나가요. 처음엔 소설 쓰는 법을 알고 싶어서 샀는데, 안 알려주고 주저리주저리 자기 얘기만 하니, 잘 못 샀나? 싶기도 했죠. 신기하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빠져드는 거에요. 저도 다른 소설 작법 책이 있지만, 처음부터 단계별로 나열해서, 미션 주고 설명만 하는 비법 책들은 지루하더라고요. 김연수 작가님의 의도를 약간 간파했어요. 이래서 에세이 형식으로 쓰셨구나, 쓸 때의 감정도 엿보거나 가치관까지도 함께 알 수 있어서 꽤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돼요. 자신이 언제, 어떻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소설가가 됐는지, 그 당시 느꼈던 감정과 행동들도 알 수 있어요. 그런 점에서 일반 소..
"핍진성을 이해한다는 건 인간의 본성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일관되게 행동하기 때문에 인과의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긍정적인 사람의 표정과 부정적인 사람의 표정은 무척이나 다르며, 그들이 걸리는 병의 형태도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성격에 따라서 그들의 표정이나 걸리는 병에 대해서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물론 예외적인 경우도 있지만, 핍진성의 관점에서는 예외적인 경우는 제외한다. 인물의 성격뿐만 아니라 사건도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진행한다. 예를 들어 암에 걸린 뒤에 사람들이 하는 행동에는 보편적인 패턴이 있다. 여기에도 물론 예외적인 경우는 있지만, 소설에서는 무의미하다.(예외적이라면 독자들이 비현실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현실과 마찬가지로 소설 속의 인물들도 인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