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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요양소
책의 도도한 인상을 허물어준 책이에요. 학습 목적보다는 독서에 관한 입장에서, 책을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읽어야 한다거나, 소설이라면 모를까 비소설도 처음부터 읽어야 한다거나, 그런 편견을 깨트려요. 저자가 강하게 주장하지는 않고 자신의 독서 방법을 예를 들어요. 그래서 읽는데 강요하지 않는 듯해서 불편하지 않고요. 독서는 재미없으면 덮어도 되고, 한 번에 여러 권을 읽어도 되고, 책에 밑줄 박박 치며 낙서해도 되고, 책에게 신봉하지 말라는 말을 주로 합니다. 다만 나의 세계를 넓히기 위한 독서도 필요하다고 하는 내용도 있어요. 소설가 김영하씨가 소설을 읽기 어려운 이유는 뇌도 근육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말씀하셨던 것 같은데, 그것과 비슷한 맥락인 것 같아요. 저는 책을 신봉하지는 않아요. 과거엔 숭배했었..
법정스님의 삶을 증언과 문헌을 취재해서 쓴 백금남님의 장편 소설이다. 속세에서의 어린 날부터 입적하시기 전까지의 삶을 상상해볼 수 있다. 법정스님의 세속 이름인 재철이라는 아이의 환경과 삶, 젊은 날 중이 되기 위해 가족과 친구들과의 이별, 스쳐가는 인연들, 세속의 끈인 글만은 놓지 않았던 그, 종교를 넘나드는 진리의 인연, 시인 백석의 연인 나타샤와의 만남, 안거 중이라 못 찾아뵙던 어머니의 장례식, 법정의 죽음, 인연의 생성과 소멸 사이에서 발현되는 진리의 언어들. 400쪽이 넘는 소설을 상상하며 읽었더니 머리가 지끈거린다. 그럼에도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나의 글쓰기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혼란스러웠는데 법정스님의 삶을 통해 힌트를 받았다. ㅡ죽음이 무엇일까. 아무리 높은 선지식을 얻었다고..
작가가 명상과 깨달음을 위한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적은 51편의 산문이다. 나는 심리와 철학, 종교, 지혜에 관한 것들에게 끌린다.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명상을 통해 알게 되고, 무언가 한 단계 발전해간다는 느낌을 체험하고 나서, 더더욱 정신적인 것에 관심이 가게 되었다. 류시화라는 작가는 비범한 인물이다. 일반적 시선으로 이 책을 바라보면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을 수 있다. 애초에 많은 가능성을 열어놓은 사람들이 이 책을 찾겠지만. 세속과 탈속의 사이에서 방황하는 존재. 그 혼란을 바탕으로 명상을 하고 글을 적는 사람. 그런 사람이 류시화다. 이 책은 가벼운 경전 같은 느낌이다. 어떻게 살아야 생명으로서 존엄하게 잘 사는 것인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마음이 담긴 길을 걷는 사람은 행복을..
이 책을 산지는 반년이 넘었다. 베스트셀러에 목 메진 않지만, 어떤 책이 사람들을 자극하나 확인하고 싶어 서점에 가면 늘 살펴본다. 반 년 전 외국 소설 부문에 이 책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여전히 베스트셀러 목록에 있다. 나는 알랭 드 보통의 소설은 읽어본 적이 없었다.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이라는 에세이를 읽어본 적은 있다. 가끔 테드에서 강연 올라오거나, 그의 기사들을 관심 있게 살펴볼 뿐이었다. 이 책을 사놓고 덮게 된 이유는 번역된 문장이 부자연스러워서 이해하는데 걸리적거리는 게 많았다. 철학자라서 전문 용어가 많은 걸까,하고 살펴보니 그리 어려운 용어는 없다. 문장이 부자연스럽지만, 내가 참을성이 없던 탓도 있었다. 일주일 전 천천히 읽어보기 시작했다. 어느 문장에 내 맘을 사로잡았고, 나는..
이 책은 에세이 형식이에요. 두 세장 정도의 짧은 하나하나의 이야기들이 다양하게 구성되어있죠. 외국어를 익히는데 대단한 방법이 들어있는 책은 아니에요. 사실 어느 책을 보아도 누구나 좋은 방법은 알고 있죠. 실천이 안 돼서 문제지. 다만 이 책은 한국에서 나고 자랐으면 외국어에 대한 벽이랄까... 그런 게 굉장히 클 텐데. 그런 걱정을 낮춰주는... 인식을 바꾸어주는 역할 정도는 한다랄까... 뭐 그런 거 있잖아요. 저 같은 경우 영어 같은 건 완벽히 문장을 구사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원어민 앞에서 벌벌 떨고 아무 말 못 하는데, 일본어는 애니에서 보고 문장을 따라 하고 원어민 앞에서도 뱉을 수 있는 그런 사대주의적 부담이 적다랄까. 참 영어를 어릴 때부터 배우는데 한 마디도 못하고 벌벌 떨다니. 영어 교..
도서관 가서 몰입에 관한 책을 여러 권 골랐어요. 집중력이 약한 것 같아서요. 사실 약하다고는 생각 안 해왔는데, 싫어하는 것과 해야 하는 것 앞에서의 집중력이 바닥이었어요. 좋아하는 일만 해서 제 삶이 평탄했다면 좋아하는 것만 하고 있겠죠. 하지만 어느 정도 살아보니 좋아하는 걸 하라고 하는 사람마저도 해야 할 일 앞에서 충실히 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 사람들은 습관 자체가 어릴 적부터 잘 형성되어 있던 거였죠. 교육을 잘 받았다랄까. 반면 교육을 잘 못 받은 사람들은 습관 자체가 좋지 않아요. 대부분 규칙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죠. 습관 형성 자체가 잘 잡혀 있는 사람이 좋아하는 걸 하라고 하니 숨은 뜻을 잘 봐야 해요. 그런 말을 하는 대부분은 몰입을 잘해요. 내가 당장 처한 상황, 일, 놀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