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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요양소
노린재
노린재 한 마리 뒤집혔다 등이 둥근 방패 같아서 홀로 일어서기 버겁다 차라리 바람이라도 불면 누군가 건들기라도 하면 그걸 타고 일어설 텐데 거센 바람이나 천적의 위협이 때론, 위기에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준다 *노린재라는 벌레 한 마리가 부엌으로 들어왔다. 나는 벌레를 보면 휴지로 싸서 잡거나 터트리는 건 싫어서, 병뚜껑이나 종이컵 등으로 가둬둔다. 일종의 놀이기도 하고. 그러다 노린재가 뒤집혔는데, 등이 넓고 둥근 방패 같아서 홀로 일어서지 못한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앞, 중간 네 다리는 짧아 땅에 안 닿고, 뒤 두 다리는 비교적 길어 땅에 닿긴 닿는데, 일어서기엔 역부족이다(카프카의 '변신' 소설에서 아침에 침대 위에서 벌레로 변한 자기 모습을 보고 놀라서 일어설 수도, 걸을 수도 없는 장면이 생..
일상의 철학
2014. 10. 12. 1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