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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요양소
어른에게도 어른이 필요하다- 박산호 지음/북라이프 내가 너무 평을 짜게 주는 것 같다... 나는 최대 4개... 오호 마음에 들면 3개... 생각보다 평범하면 2개... 어른이 되는 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던 터라... 아는 내용이 많아서... 작가님이 보시진 않겠지만... 상처 받지 마셔요. 제가 짜게 주는 편입니다. 그리고 이런 내용에 관심이 많아서 두 개를 준 거예요. 작가님이 되게 여리셨다는데 사실 나도 그게 걱정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나름 잘 살아가고 계신 거 보면 위안을 얻었다랄까. 나도 단단해질 수 있겠구나!라는. 나는 머리 엄청 아픈 책을 즐기는(?) 타입이라 에세이는 머뭇거렸는데... 나 좀 변태인 것 같다. 괜찮은 에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몸과 영혼을 갈아 넣으면서까지 무리할 필요..
노인은 팔십사 일 내내 물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처음 사십 일까지는 한 소년이 함께 있었다. 그러나 사십 일이 지나도록 물고기를 잡지 못하자, 소년의 부모는 노인이 이제 정말 살라오(Salao, '운이 없는 사람'을 뜻하는 스페인어_옮긴이)에 빠지고 말았다고 했다. 노인의 운이 다할 대로 다했다는 것이다. 소년은 부모가 시키는 대로 다른 배로 옮겼고, 그 배는 바다로 나간 첫 주에 큼직한 물고기를 세 마리나 잡았다. -7P 나는 미용 실기 시험에 4번을 낙방했다. 5번째 시험을 봤는데 내일 결과가 나오지만 불확실하다. 중반까진 나름 능숙했는데 중반 이후 큰 실수들을 했기에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으니까. 운 좋게 붙으면 정말 감사한 거고, 떨어지면 다시 매진할 수밖에. 노인은 ..
달리다가 운동 목표량에 닿아서 이어폰을 떼었다 그러자 새 소리가 내 왼쪽 가까운 숲으로부터 들려왔고 나는 어릴 때부터 무슨 새인지 늘 궁금해 했으나 어른이 되어도 알지 못한다 많은 걸 머리에 넣어도 정작 나와 가까운 주변은 알지 못한다 저 별자리는 무엇인지 저 풀 이름은 무엇인지 저 소리는 무슨 새인지 주변에게 물으면 나는 어김 없이 다소 특이한 애가 되어버린다 얼마 전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작은 댁 아저씨 선생님인 건 누구나 다 아는데, 과목이 뭐야 엄마는 답한다 몰라 어느 학교에 있을 걸 어른들은 모른다 오래된 주변이어도 직위와 배경만 알 뿐 사랑을 두지 않는다 그저 떠나가지 않을 정도의 끊어질 듯 말듯한 거미줄 같은 걸 걸쳐 놓는다 아버지가 좋아하는 색을 나는 모른다 엄마는 엄마라 부르고 아빠는 ..
도착한 곳은 서울 북쪽의 한 고시원이었다. 요즘엔 나름 시설이 세련된 고시텔이라고도 불리는 곳이 많은데, 이곳은 정말 고시원 중에서도 최악의 고시원이었다. 침대 시트는 스프링이 휘었는지 굴곡져 있었고, 냄새도 요상했다. 벽엔 바퀴벌레 한 마리가 천장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그의 외할머니의 사진이었다. 외할머니는 고시원 근처의 강변에서 돌아가셨다고 했다. K는 혼자 거주하고 있던 외할머니의 고시원 짐을 정리해야 했다. 그는 소변이 급해서 화장실이 어디냐고 총무에게 물은 후 기웃거리며 찝찝한 화장실 손잡이를 몸쪽으로 당겼다. 찬 공기가 먼저 느껴졌고, 소변과 나프탈렌이 섞인 불쾌한 향이 코를 찔렀다. 숨을 막고 힘들게 소변기 앞으로 다가갔다. 소변기 아래엔 노인의 새치 같은 힘없는 잿빛 털들이 2센티는 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