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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요양소
졸업선물 국내도서 저자 : 신영준 출판 : 로크미디어 2016.01.28 상세보기 나는 적극적인 편은 아니다. 그렇다고 나태해지는 건 또 싫어한다. 그러니 책 읽기를 좋아하지. 이 책은 20대 다양한 방황을 하면서 서른 너머 깨달았던 내용이 응축돼 있는 것 같았다. 이 책을 빨리 접했다면 나는 방황을 덜 했을까란 생각을 해보면 그렇지도 않을 것 같다. 나는 다수의 타인들이 뭐라고 해도 직접 데어봐야 그제야 미련을 놓는 편이어서. 이 책은 청년들이 밥벌이를 하면서 부딪게 되는 수많은 벽들을 지혜롭게 헤쳐나가는 법을 담았다. 적어도 내겐 그렇게 느꼈다. 이 책을 무의식 속에 저장해놓고 싶다. 현대 경전같은 느낌이다. 한쪽은 잡아서 살기 위해 다른 한쪽은 죽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것이다. 하지만 똑같은 ..
"아빠, 세상은 아는 게 힘이야? 모르는 게 약이야? 어떤 게 맞는 거야?" "음... 같이 고민해보자." "아빠는 어떻게 생각하는데?" "돈벌이와 개인의 수양이랄까, 그런 것에 관해서는 아는 게 힘인 거 같아. 하지만 그것을 넘어서 세상에 대해 너무 자세히 알려는 것도 안 좋은 거 같고. 요즘 같은 상황이면 모르는 게 약일 수 있어. 솔직한 부모의 맘을 말한다면 현실을 직시하는, 안정을 위한 부분은 아는 게 힘이지만, 세상 돌아가는 건 외면했으면 좋겠어." "왜? 세상 돌아가는 걸 알면 좋은 거 아니야?" "밥벌이를 위한 공부를 넘어 세계와 인간을 알기 위한 공부를 하는 순간, 그 삶은 평범하지 않게 되니까. 이미 세상의 불완전함을 알아버렸으니, 평범하다고 믿고 있는 삶으로 돌아가지 못하지. 스스로 가..
지나온 날이 지겨워 소주와 맥주를 섞었다. 문득 어린 날의 나를 떠올려봤다. 어린 날에는 바닥에 있는 흙 가지고도 즐거울 수 있는 초능력이 있었다. 돌이 예쁘면 집에 가져와 모으기도 했고, 둥글지만 각자의 모양이 다른 것들, 다양해져 가는 기쁨이 있었다. 서른에 근접한 나를 바라본다. 자극적인 경험이 아니면, 재미를 느낄 수 없고, 취해야 세상이 겨우 즐거워진다. 과거 술을 꽤 좋아해서 혼자 자주 마시기도 했다. 세상에 각자 개별의 존재로 취하는 건 너무나도 서늘한 일이다. 허무하고 쓸쓸하다. 사람들과 주로 마시게 된다. 개별이 아닌 눈 앞에 함께 취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현실 밖의 달콤한 또 다른 세계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취해서 감정을 쏟아내는 글을 쓰는 재미도 있었는데, 이제 더는 그 분도 술이 세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