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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스 - ![]() 호메로스 지음, 이준석 옮김/아카넷 |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는 고대 그리스의 영웅들이 펼치는 전쟁의 서사시이자, 인간의 삶과 가치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고전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놀라웠던 점은, 3천 년 전의 사람들이 이미 ‘돈’과 ‘물질’의 가치를 어떻게 고민하고 있었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돈과 명예, 그리고 인간의 마음
『일리아스』에서 영웅들은 명예와 부, 전리품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웁니다.
아가멤논은 아킬레우스의 분노를 풀기 위해 금, 말, 여자, 땅 등 막대한 재물을 약속합니다.
이런 장면은 고대 사회에서 “더 많은 재물 = 더 큰 명예와 힘”이라는 인식이 얼마나 강했는지 보여줍니다.
실제로 『일리아스』 9권에서 아가멤논이 아킬레우스에게 보낸 사절단이 전하는 말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그대가 원하는 모든 것을 주겠다.
금, 말, 여자, 그리고 트로이 함락 후에는
그대가 원하는 만큼의 전리품을 먼저 고르게 하겠다.”
이처럼 물질적 보상은 영웅의 분노를 달래고, 그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물질의 한계와 인간의 생명
하지만 『일리아스』는 물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돈과 재물이 결코 인간의 생명과 맞바꿀 수 없는 것임을 분명히 합니다.
아킬레우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말한다. 어떤 부도 내 목숨만큼 소중하지 않다!
…소와 살진 양, 무역으로 얻는 삼발이,
황금빛 갈기의 말들도 모두 다시 얻을 수 있지만,
사람의 숨결은 한 번 잃으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어떤 약탈도, 어떤 거래도 목숨을 되찾아주지 못한다.”
이 구절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돈이 필요하고, 사회적 성공이 중요하지만,
결국 인간의 생명과 존엄, 그리고 서로에 대한 연민이야말로
진짜로 지켜야 할 가치임을 일깨워줍니다.
물질, 명예, 그리고 인간다움
『일리아스』는 물질적 성공이 결코 나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영웅들 사이에서 선물과 전리품, 재물은
서로의 명예를 인정하고, 우정을 맺는 중요한 상징으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 위에,
인간의 생명과 마음, 그리고 용서와 연민이 있다는 사실도 잊지 않습니다.
결론
『일리아스』는 고대의 전쟁 이야기이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돈과 명예, 그리고 인간의 본질에 대해
3천 년 전의 영웅들이 던지는 질문은
지금 우리의 삶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돈이 중요한 시대,
『일리아스』를 읽으며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진짜로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 책은,
돈과 명예, 그리고 인간다움의 균형을
가장 깊이 있게 고민하게 만드는
진짜 고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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