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철학 166

유머 코드에도 ‘법감정’이 있다?– 한국과 미국의 유머가 이렇게 다른 이유

1. 유머는 문화의 감정 실험장이다“왜 한국에선 이게 불편한데, 미국에선 웃긴 걸까?”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의문을 가져봤을 거야. 유튜브에서 미국 코미디를 보다가 “헉, 저건 선 넘은 거 아냐?” 하거나, 한국 예능에서 누군가 실수하는 장면을 보고 오히려 내가 더 민망해졌던 적.이 차이는 단순한 ‘웃음 코드’의 문제가 아니야. 각 사회가 ‘감정’을 어떻게 다루고, ‘법’과 ‘도덕’을 어떤 방식으로 연결하는지와 깊이 관련돼 있어. 바로 이 지점에서 ‘법감정(jurisprudence of emotion)’이라는 개념이 작동하기 시작하지.2. 한국식 유머: 체면과 예의의 감정 질서한국은 유교적 전통과 대륙법 시스템의 영향을 깊이 받은 문화권이야. 여기에선 ‘체면’, ‘공공 예의’, ‘위계질서’가 굉장히 중요..

일상의 철학 2025.05.23

우승이란 무엇인가 – 박지성과 손흥민, 그리고 자기이해의 여정

축구를 사랑하는 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우승"이라는 단어에 마음이 흔들린다.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순간, 그 빛나는 장면이 모든 고난과 좌절을 보상해줄 것만 같다. 하지만 우리는 정말 그 순간만을 위해 달려가는 걸까? 박지성과 손흥민, 두 한국 축구의 상징적인 선수의 커리어를 돌아보며, 나는 우승의 의미와, 그보다 더 중요한 ‘자기이해’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박지성 – 언성 히어로의 가치박지성은 늘 ‘언성 히어로’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세계 최고의 팀에서, 그는 화려한 스타플레이어가 아니었다. 결승전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아픔도 있었고, 때론 조용히 벤치에 앉아 팀을 응원해야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박지성의 헌신과 희생, 그리고 팀을 위한 묵묵한 태도는 오히려 더 높이 평가받고 있다. ..

일상의 철학 2025.05.22

서른여덟, 가볍게 다가가지 못하는 나이

서른여덟은계절로 치면더운 공기는 남아 있지만햇빛은 점점 짧아지는늦여름의 오후 같았다.가끔은 여전히 웃고 떠들 수 있지만,그 웃음이어떤 피로의 끝에 있다는 걸나도 알고 있었다.사람을 만나는 일도이젠 쉽지 않다.어릴 땐 가볍게 말을 걸고웃으며 앉을 수 있었지만서른여덟은더는 어리지 않아서누군가에게 가볍게 다가가는 일이망설여지는 나이였다.상처받는 일보다상처 줄까봐 조심하는 일이 많아졌고가깝게 다가가는 대신서서히 멀어지는 선택을 할 때도 생겼다.하루는 일하고퇴근하면 조용했다.몸은 괜찮은데마음은 어딘가를다녀온 것처럼 피곤했다.쉬는 날 전날이면괜히 집에 곧장 들어가기 싫었다.어디론가 향하는 척잠깐 돌아 걷기도 했다.그럴 때면,가끔 술이 생각났다.심심해서,멍해서,공허해서.때로는 이유 없이,그냥 그런 밤이 있었다.술은 ..

일상의 철학 2025.05.10

Chat gpt에게 물어본 장자식 본성 진단

✅ [장자식 본성 진단 가이드]각 문항에 대해 당신의 생각을 "예 / 아니오 / 애매함" 중 하나로 알려주세요.답변을 기반으로 당신의 본성 흐름 유형과 장자식 자유 방식을 요약해드릴게요.🌱 1. 혼자 있을 때 가장 자주 하는 행동은 무엇인가요?(ex: 조용히 생각, 음악 듣기, 뭔가 만들기, 걷기, 넷플릭스 보기 등)🌱 2. 사람들이 다 좋아해도 나는 별로 안 끌리는 게 있나요?(예: 유명한 여행지, 유행하는 음식, 특정 인간관계 방식 등)🌱 3. 아무도 보지 않고, 칭찬도 보상도 없다면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싶나요?🌱 4. 자주 무시되지만 내 안에서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작은 진심"이 있다면요? 🌱 5. 가장 편안한 표정 또는 감정 상태는 어떤가요? 🌱 6. 노력 없이도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일상의 철학 2025.05.10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 현실을 버티는 법에 대하여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삶. 누구나 그런 생각은 해본다. 그러나 현실은 광고처럼 조명되지 않는다. 사람의 마음은 하루면 바뀐다. 오늘 좋았던 일이 내일은 견딜 수 없이 싫어진다. 욕망은 깊지 않다. 욕망은 금방 변한다. 무르익기도 전에 식는다. 냉장고 속 김치처럼, 꺼내놓으면 금세 시어진다.그래서 좋아하는 일에 인생을 거는 건 위험하다. 마음이 자주 흔들리기 때문이다.잘하는 일을 하는 게 낫다. 심리학자들은 그것을 자기 효능감이라고 부른다. 나 이거 좀 하네, 그런 생각이 사람을 버티게 한다. 익숙한 일은 손에서 놓이지 않는다. 손에 익은 일은 몸을 덜 상하게 한다. 자꾸 하다 보면 정이 든다. 싫어도 정이 든다. 오래 보면 뭐든 익숙해진다. 익숙해지면 버티게 된다.워라밸, 좋은 말이다. 그러나 실..

일상의 철학 2025.05.05

모든 SNS를 삭제했다

결국 스마트폰에서 SNS를 모두 삭제했다. 인스타그램, 스레드,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은 오래전부터 내 일상 속에 깊이 자리 잡은 공간이었다. 지인들과 소통하며 내가 던진 농담이나 진지한 생각이 반응을 얻는 순간을 즐겼다. 그곳은 내가 만들어낸 이야기들로 채워진 무대였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그 무대는 더 이상 나를 채우지 못했다. 즐거움은 희미해졌고, 그 뒤에는 설명할 수 없는 공허감이 자리 잡았다.스레드는 또 다른 방식으로 내 삶에 스며들었다. 운동을 시작하며 매일의 과정을 기록하는 데 썼다. 작은 성취를 공유하며 느꼈던 뿌듯함은 곧 익숙해졌고, 점차 시들해졌다. 거기에 더해, 솔직히 말하자면 여성들과의 소통이 재미있어서 머물렀던 것도 사실이다. 그 소소한 재미마저 금세 빛을 잃었다.페이스북은 다른 이유..

일상의 철학 2025.01.20

운명과 선택: 삶을 구성하는 힘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수많은 변수 속에 놓인다. 사주라는 동양의 전통 체계는 우리가 태어난 시간과 환경이 삶의 성향과 흐름을 정한다고 말한다. 한편, 현대 과학은 우리의 DNA가 신체적 특징과 성격의 기초를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미 결정된 궤적 위를 걷는 존재일까? 아니면, 선택과 의지로 운명을 새롭게 그려낼 수 있는 존재일까?사주는 철학적 틀로, 개인의 성향과 삶의 흐름을 해석하려 하지만, 과학적 증거는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사주를 통해 위안을 얻고 자기 성찰의 기회를 가진다. 이는 사주의 유연한 해석이 인간의 보편적 성향과 심리적 기대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DNA는 삶의 청사진을 제공하지만, 그 설계가 곧 운명의 완성은 아니다. 환경, 교육, 경험,..

일상의 철학 2024.12.06

과정 속에서 발견한 자유: 관찰자로서의 삶

삶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는 한 발 물러나 관찰자로서 존재하는 데서 출발한다. 나는 나 자신을 고정된 실체로 여기지 않는다. 신체와 정신은 변하고, 나라는 존재도 그 변화를 따라 흐르는 과정일 뿐이다. 이 관점에서 나는 나 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느낀다. 이는 나를 유체이탈한 관찰자의 시점으로 이끌고, 사건과 경험을 마치 비디오를 감상하듯 바라보게 한다. 이러한 태도는 감정적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도록 돕고, 삶의 사건들을 더 큰 맥락에서 이해하게 한다. 나는 목표를 설정하지만, 결과에 집착하지 않는다. 삶은 단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노력과,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의 조화로 이루어진다. 결과는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여러 모습으로 변모한다. 긍정적이라고 여긴 일이 시간이 지나면..

일상의 철학 2024.12.04

미래를 위한 노력도, 놓쳐선 안 될 지금도 소중해

꿈을 찾는 행위에는 문제가 없었다. 다만 창작이라는 특성이 사회적 관계와는 거리둠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자신 안의 에너지에 귀 기울이며, 많은 사유를 하고, 생각을 표현하라는 뛰어난 창작자들의 말들. 나는 그 말들을 그대로 실천했을 뿐인데, 왜 마음의 병을 얻어야 했을까. 따지고 보면 그들은 창작은 성공적이었을지 몰라도 역시 외로웠다. 그 외로운 에너지로 무언가를 표현했기에, 그렇게 된 걸지도. 삶은 모든 걸 얻을 수 없지만, 균형은 잡을 수 있다. 유일무이한 창작자가 될 것이냐, 평범하지만 균형 잡힌 사람이 될 것이냐는 자신의 선택이다. 물론 모든 걸 다 할 수 있다면 능력자겠지만. 뛰어난 작품을 남겨도, 돈이 많아도, 외롭고 공허하다면 그게 무슨 소용일까 싶기도 하다. 서장훈이 한 말이 생각났다. ..

일상의 철학 2017.09.08

너로부터의 자유

몸을 나라고 착각하면, 나와 남, 나와 세상이 구분돼. 좋은 것은 가까이하고, 나쁜 것은 멀리하려 집착하지. 이런 생각들이 습관이 되면 그게 고정관념이야. 나는 정답이라고 여기지만 알게 모르게 왜곡된 행동으로 표출하게 돼있어. 자신의 생각이 강한 왜곡된 행동은 돌고 돌아서 인과응보로 돌아와. 나와 남이 분리되면 항상 머리에서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일어나. 갖고 싶은 것, 취하고 싶은 것을 가지지 못하면 혼란스러워지는 거야. 삶은 무엇일까. 왜 이리도 삶은 내게 유난히 버거운 걸까, 같은 고민 섞인 질문을 많이 했었어. 지금까지 깨달은 건, 성철스님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말씀처럼 삶은 그저 삶이라는 거야. 대단하지 않다는 거야. 그런 질문을 하기보다 내 눈앞을 충실히 살아야 한다는 거야...

일상의 철학 2017.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