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세상에 많은 부채를 진 나는 모든 소리를 무음으로 해놓는다. 어쩌다 새로운 곳으로부터, 미처 무음 해놓을 수 없는 낯선 곳으로부터 연락이 오면 나는 설렘보단 전신이 두려움으로 떨린다. 이기적이게도 나는 내 말만 뱉을 뿐 제대로 타인의 말을 수용하려 하지 않는다. 난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맺기 어렵다. 유별난 난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의 냉탕과 온탕을 왔다갔다 하기 때문이다. 까다롭지 않아야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유지할 때 서로 편하기 때문에, 나는 그저 관계에 집착하지 않는다. 집착하고 싶어도 집착하는 방법을 모른다. 나라는 사람이 사는 이유는 사랑인 것 같은데, 그로 인해 잦아드는 구속은 예민한 내게는 반갑지 않다. 모순이다. 내가 사는 이유와 내가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 부딪는다. 아직 나는 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