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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의 것

한·미 FTA가 나에게 미치는 영향

온화수 2012. 3. 29. 22:28

 

  한미 FTA에 대한 나의 소견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이 작년 11월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742일 협상이 타결된 후 47개월만이고, 협정 서명 이후 44개월, 2010123일 추가협상 타결 이후 11개월 만이다. 한미 FTA 여론 기사를 찾아보면 반대보다 찬성이 높다는 기사가 많은데, 이것도 뭔가 이상하다. 내 주변에는 10명 중에 8명은 반대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주변 친구들에게 물어봐도 거의 여론이 반대라고 한다. 내 주변 사람들 말고 거의 다 찬성을 하는가 보다. 여자친구에게도 물어봤는데 역시나 FTA에 반대를 외치고 있었다.

요즘 들어 놀라웠던 것은 페이스북을 하는데 평소 정치에 관심 없던 어린 후배들도 FTA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었고, 지나가다가 집회도 참여했다는 인증샷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놀라웠다. 또한 비준안이 통과되기 직전에 동동주를 먹으러 갔는데 아저씨, 아줌마, 젊은 사람들 할 것 없이 모두 FTA 얘기를 하는 것이었다. 젊은 사람들이 목소리가 커서 얘기하는 게 들렸는데, 안타까웠던 것은 찬성하는 사람은 결국 자기 집 사업이 잘 되니 좋다고 했다. 그래서 반대하는 쪽 사람들은 쌀 개방 얘기만 반복하며 감정을 호소했다. 그러더니 찬성하는 사람은 우리나라에 농민이 얼마나 되냐며 신경 안 써도 된다는 식으로 말했다. 찬성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무책임하게 말하지는 않겠지만 내가 보기에 찬성하는 그 사람은 부족함 없이 자라고 우리나라 실상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출마 후보 간 생방송토론에서 공성진 의원으로 서민들이 타고 다니는 버스 기본요금이 얼마인지 아냐는 질문에 한 70원쯤 하냐는 그의 답이 생각난다. 정말 정재계 사람들은 서민들이 어떻게 사는지, 여론을 잘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자기들이 오히려 여론 조작의 신문사, 방송사에 속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사람들이 불만이 많다고들 얘기한다. 옳지 않고,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면 여기저기에 내 의사 표현을 한다. 수업 때나, 친구들과 술자리에서나, 인터넷 공간에서나 바르게 고치고 싶은 욕구가 있다. 내 생각이 다 옳은 것은 아니지만 최대한 반대 의견도 받아들이면서 내 의견도 함께 말한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비리에 연루된 정치인들, 대통령, 특정 기업을 비판하는 글을 많이 써놨는데 취업할 때 요즘에 SNS의 행적을 다 감시하고 뽑으니 기업에서 나를 싫어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현재 삶에 만족하지 못하니 불만을 가지는 것 아니냐는 친구들의 말에 정말 아니라고는 볼 수 없지만 나는 본래 공정하지 못한 것을 바로 잡으려는 성향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어렸을 때부터 착한 척 하지 말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얼마나 우리 사회가 깨끗하지 못하면 착한 사람은 바보가 되는지 어렸을 때부터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당연히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남들과 달리 정직하게만 행동하면 얻지 못하니 바보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나는 나의 작은 행동이 많은 사람들에게 퍼져나갔으면 하는 바람에서 지키려하는 것이다. 나는 앞으로도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에 삶의 가치를 두고 살아갈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회에, 나에게 앞으로 살아가는데 한미 FTA가 어떠한 영향을 줄지 분야별로 나눠서 기술하겠다.

 

<각 분야별 미치는 영향>

 

-자동차 분야

  현재 국내 시장에서 미국산 승용차의 영향력은 크지 않지만 한·FTA가 발효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미국산 승용차에 대한 관세가 현행 8%에서 4%로 낮아지고 5년째에는 완전 철폐되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 자동차업계 빅3(GM, 포드, 크라이슬러)는 한·FTA로 저렴해진 한국산 부품을 대량 구매한 뒤 완성차를 만들어 우리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한다. 더구나 관세 혜택은 국적이 아닌 차량 생산지를 기준으로 한다. 미국 현지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 도요타, 닛산, 혼다, BMW, 폭스바겐 등 일본과 유럽 차량도 미국산 마크를 달고 한국 시장에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EU FTA가 발효된 상황에서 한·FTA까지 이어져 자동차 업계의 가격 인하와 서비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체 간 경쟁은 소비자 혜택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세금도 낮아지고 배기량이 2000cc가 넘는 대형차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는 현행 10%에서 당장 8%, 향후 3년 내에 5%로 낮아진다. 개별소비세 감소는 국산차에도 적용된다. 재정부의 관계자는 관세와 개별소비세, 부가가치세, 취득등록세, 교육세 등이 연쇄적으로 낮아져 소비자가 느끼는 가격 인하 효과는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러한 단면적인 상황으로만 보았을 때 긍정적인 부분이 많은 것 같지만, 자세히 알고 보면 그렇지 않다. 지난 2007년 협정에서는 배기량 3000cc가 안되는 차는 관세를 즉각 없애기로 했었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FTA가 발효되고 5년째 될 때 관세를 철폐하기로 수정하였다. 내가 수입차는 싸게 살 수 있지만, 우리나라 업체는 관세를 5년 후에나 철폐하므로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게 된다. 또한 세이프가드조항신설이란 것이 있는데, 이번에 신설된 것이다. 5년 뒤 관세가 철폐되고 나서 한국 차의 미국 수출이 갑자기 급증한다면, 미국 정부는 자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세이프 가드를 발동하고, 특별 관세를 부과한다는 조항이다. 한마디로 한국 차가 많이 팔리면 자유무역협정이전의 조항대로 관세를 부과한다는 논리이다. 마지막으로는 수출 조건 및 국내안전기준적용문제가 있다. 미국 차의 국내 수출 조건은 훨씬 좋아졌다.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미국 차는 연간 25천대까지 국내 안전 기준을 적용받지 않고 판매가 가능해진다고 한다. 당초 65백대에서 규제 기준이 크게 완화된 것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미국산 자동차 수입대수가 연간 7-8천대 수준이라고 한다. 25천대가 되지 않는다. 사실상 어떠한 미국산 자동차도 한국안전기준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말이 된다.

언론에서는 우리가 자동차 분야에서 수입 외제차를 싸게 살 수 있다는 게 상당한 이득이 되는 것처럼 FTA를 옹호하는데, 이러한 세세한 내용을 안다면 국민들은 가슴이 찢어질 것이다. 결국에 미국이 불만이던 자동차 분야는 재협상을 통해 미국이 원하는 것을 완전히 확보한 셈이다.

 

-문화예술 분야 

한미FTA 협상 개시의 전제조건으로 스크린쿼터 절반 축소하고, 협상 타결 시 양국 간 합의에 따라 종합유선방송사업자, 위성방송사업자, 방송채널사용사업자의 한국 영화 편성비율 25%에서 20%로 축소한다. 또한 국산 애니메이션도 편성비율 35%에서 30%로 축소한다. 지상파TV와 유료방송에서 내보내는 외국 제작물 편성비율 상한을 60%에서 80%로 확대한다. 간접투자에 한해, 국내 방송채널사업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을 49%까지로 제한한 규정 폐지, 100% 허용한다.

이와 같은 문화 분야 시장 개방은 우리 고유의 문화적 표현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 편으로 보면 지금 국내의 스크린, 배급사, 제작자, 투자자가 수직적 통합이 되어있는 독과점 형태를 견제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솔직히 영화를 잘 보지 않는다. 우리나라 영화는 흥행을 보장해주는 비슷한 사람들이 영화만 바꿔서 계속 나온다. 또한 감독도 같을 때가 많다. 정말 우리나라 문화의 발전을 위해서 힘 쓰는 영화인들도 많지만 어느 정도 감독이나 배우나 기업이나 성공한 케이스가 되면 더욱 노력하기 보다는 고만고만하게 대기업의 수평적 통합 시스템과 스크린쿼터제에 의지하는 것 같아 보인다.

 

-식품위생 분야

  관세 장벽이 허물어지는 여러 과일 및 농산물과 소고기 등 육류가 몰려와 우리 식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올해 8월까지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은 작년에 비해 44.8% 증가했고 돼지고기 수입량은 130.8%나 급증했다고 한다. 또한 미국산 육류의 우리나라 시장 점유율은 20076.4%에서 꾸준히 올라 올 8월에는 37.7%까지 상승했고 돼지고기도 미국산의 점유율이 작년 27.4%에서 올해 33.8%로 올라섰다.

FTA 발효로 관세 장벽이 해소되면 미국산 육류는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입 물량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미국산 소고기는 향후 15년간 40%의 관세가 단계적으로 없어지고 돼지고기(냉동)25%의 관세가 20161월에 철폐된다. 특히 구제역 파동으로 미국산 제품에 대한 소비가 늘면서 부정적인 인식도 많이 개선 돼 FTA 발효로 저렴해진 미국산 육류의 수입 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지금도 미국 소고기를 많이 먹고 있는데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개방이 되면 우리나라 농가들은 더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미국과 경쟁력을 가지기엔 우리나라 농가가 시설면이나 규모면에서 현저히 부족하고 낙후되었기 때문에 멀리 보고 준비하지 않는 이상 우리나라 농가는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한다.

과일 종류는 즉시 관세가 철폐되는 것이 있으면 소비 패턴이 많이 달라질 것이다. 가정에서 사과, , 포도, 수박 보다는 즉시 철폐되는 체리를 자주 먹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가 하면 관세가 서서히 시간을 두고 철폐되는 것들은 상대적으로 소비가 적어질 것이다. 또한 쌀 개방이 상당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데 잘은 모르겠지만 미국과 식량을 가지고 경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규모, 시스템, 생산량 자체가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더구나 그런 많은 식량이 관세 없이 우리나라에 들어온다면 우리 농촌은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고, 지금도 농사를 지으려는 젊은 사람들이 없는데 더욱 살기 힘들어진다면 나중에는 결국 모두 수입만해서 먹게 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겠다.

 

-의약 분야 

의료의 영역은 이익 위주보다는 생명 위주의 공공적 성격이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 사회에서 공공의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서구의 70-80%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여 10%에도 채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전 국민이 건강보험에 가입하는 것과 동시에 모든 의료기관 이 건강보험 환자를 의무적으로 치료하도록 함으로써 부족하나마 의료의 공공성을 지켜내고 있었다. 그러나 한미 FTA를 통해 미국의 의료 관련 자본과 국내 자본이 결탁하여 이 구조를 해체하려 한다.

의료는 영리만을 추구했을 때 커다란 폐해가 생길 것이다. 누구나에게 주어져야 할 의료가 돈 있는 사람에게만 제공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의료는 보통의 상품과는 달라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된다. 건강보험의 진료비에 비해 비싼 진료비를 보장받을 수 있다면, 새로운 거대 자본의 주식회사형 병원 운영이 시도될 뿐만 아니라, 기존의 많은 의료기관이 영리법인이 됨으로써 너도 나도 영리를 먼저 추구하려 나설 것이다.

현재 비영리법인이라는 제도 하에서도 온갖 영리를 추구하고 있는 의료기관들이 그러한 굴레를 벗어버리면 어떻게 변할지는 미국에서의 영리법인과 비영리법인의 행태를 보면 명확하다. 영리법인은 그 필요성과 무관하게 적당한 값의 치료를 멀리하고 고가의 치료에 집중할 것이다. 또한 병원노동자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단행되고, 병원노동자들의 노동 강도는 높아지며 진료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영리병원과 비영리병원을 비교해 보면, 오히려 비영리병원의 진료의 질이 더 우수하다고 평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약값도 점점 오를 것이고 내가 충분히 돈이 많다고 해도 병원을 갔을 때, 믿음이 가지 않고 의심스러울 것이다. 나를 고쳐주는 사람을 못 믿는다는 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개방을 꼭 해야만 세계화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한다. 다른 부분들은 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확신이 서는 것은 의료 부문의 개방은 오히려 세계화에서 멀어지는 일인 것 같다. 또한 약가제도 역시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제도이고, 인간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신약의 지적 재산권은 합리적인 선에서 보장받아야 하는 것이지 인간의 생명을 이윤의 대상으로 방치할 수는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