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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쓰고 싶게 만든 책, <소설수업> - 최옥정 본문

책 사유/인문학

소설을 쓰고 싶게 만든 책, <소설수업> - 최옥정

온화수 2015. 6. 18. 00:39

이 책을 구입한 계기는 소설 작법에 막막함을 느껴 구입하게 됐다. 너무 당연한 말인가? 내가 사는 곳 주변엔 큰 서점이 영풍문고 밖에 없다. 동네 서점들도 이용하고 싶지만, 상대적으로 없는 책들이 많아서 잘 안 가게 된다. 대형서점은 아무래도 마일리지도 쌓이고... ㅠ

 

소설 쓴다고 반 년 넘게 붙잡고 있는데, 상당히 막막하다. 읽을 때는 몰랐는데 쓰려니까 신경 쓰이는 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내가 잘 아는 얘기를 쓰려해도 시점이라던지, 캐릭터 관계 속에서와 밖에서 호칭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하. 어렵다.


 

 

영풍문고에 달려가 글쓰기 코너를 위아래 양옆으로 한 시간여 동안 살폈다. 책 별로 안 읽을 때는 인터넷 검색해서 평이나 평점 보고 샀을 텐데, 지금은 그런 것 보다는 내가 첫 페이지가 읽히고 4~50페이지는 그 자리서 읽혀야 산다. 남들이 좋다고 해도 내게 좋을 수는 없으니까. 내가 몰입할 수 있는 게 최고의 선생님이다.

 

책 내용은 온전히 소설 작법에 대해서만 설명하지 않는다. 그러면 질렸을 것이다. 소설가의 삶이라던가, 책 읽을 때는 어떻게 읽는다던가, 삶의 태도와 같은 것들을 함께 조리했다. 깊은 육수 같은 맛은 아니지만 신선하고 새콤달콤한 여러가지 나물 같은 책이다.

 

가장 나쁜 소설은 교훈을 주려고 하는 소설이라고 어떤 소설가가 일찍이 설파한 바 있다. 독자는 교훈을 가르치는 스승이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필요해서 소설책을 펼친다. 위에 올라서서 가르치려고 하는 순간 독자는 책을 덮는다. 그들이 소설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다른 곳에서도 얼마든지 들을 수 있는 '옳은 말씀'이 아니다. 내 마음을 살펴주는 글, 내 인생을 관심 있게 들여다본 글, 서로 얘기를 나누자고 마음을 연 글을 원한다. 독자는 작가 자신이 마음을 열고 상처를 보여주고 아픔을 호소하고 또한 그 모든 역경에도 불구하고 담담히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소설에서 발견하고 싶어 한다. 이 세상 어딘가에 나와 같은 경험과 감정과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걸 가슴으로 느끼기 위해 소설을 읽는다. -280P

 

많은 부분들 중 나는 위 내용이 가장 내 마음항에 밀려왔다. 소설은 잘난척을 하면 안 된다. 독자들은 옳고 그름을 말하는 선생님보다 함께 벨튀하던 친구들을 원한다. ㅎㅎ "그때, 그런 장난 나도 했었어!" "나도 별반 너와 다르지 않아. 나도 너와 비슷한 환경에서 자랐어." "그래도 난 꿋꿋히 살아가잖아." 같은 대화를 할 수 있는 친구. 그런 소설을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