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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늘 나는 외국어를 시작했다> 추스잉 지음, 허유영 옮김 본문

책 사유/자기계발

<그래서 오늘 나는 외국어를 시작했다> 추스잉 지음, 허유영 옮김

온화수 2017. 1. 18. 17:22

이 책은 에세이 형식이에요. 두 세장 정도의 짧은 하나하나의 이야기들이 다양하게 구성되어있죠. 외국어를 익히는데 대단한 방법이 들어있는 책은 아니에요. 사실 어느 책을 보아도 누구나 좋은 방법은 알고 있죠. 실천이 안 돼서 문제지.

다만 이 책은 한국에서 나고 자랐으면 외국어에 대한 벽이랄까... 그런 게 굉장히 클 텐데. 그런 걱정을 낮춰주는... 인식을 바꾸어주는 역할 정도는 한다랄까... 뭐 그런 거 있잖아요. 저 같은 경우 영어 같은 건 완벽히 문장을 구사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원어민 앞에서 벌벌 떨고 아무 말 못 하는데, 일본어는 애니에서 보고 문장을 따라 하고 원어민 앞에서도 뱉을 수 있는 그런 사대주의적 부담이 적다랄까. 참 영어를 어릴 때부터 배우는데 한 마디도 못하고 벌벌 떨다니. 영어 교육에 참 많은 문제가 있어요. 허허허.

교재는 사야 하겠죠. 교재를 사서 공부를 하고 실제로 대화할 수 있는 환경에 처하는 것. 말만 하는 것이 아닌 그 나라 문화에 녹아드는 것. 태국에선 상인과 손님의 관계에서 들고 있던 잔을 깨트리는 등의 피해를 주면 피해를 주고 받은 사람 모두가 "괜찮아요. 개의치 말아요."라고 말한대요. 그들은 인생이란 짧고 고통스럽기 때문에 지금 당장의 행복이 중요하다고 여긴대요. 상인과 손님 관계 뿐 아니라 가족 혹은 친구와의 관계도 그렇겠죠. 어차피 벌어진 과거 앞에서 화내지 말자는 것일까요. 서양인들처럼 나와 너가 명확한 언어는 책임을 강하게 물어요. 피해를 준 사람이 개의치 말라고 말한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태국인과 유럽인이 친구가 되면 서로를 이해하기 어려울 거예요.

이처럼 언어는 외워서 말만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닌 사고의 세계관을 넓히는 멋진 일이에요. 자신이 아무리 다양한 책을 읽고 새로운 걸 접했다고 해도 한 나라의 언어에만 머물러 있다면 별수 없이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저 나라 사람은 왜 저럴까를 이해하려면 그 나라의 언어를 들여다보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포용력이 생기는 것 같아요.

내가 타이인들에게서 얻은 교훈은 타이인이 외국을 보든 외국인이 타이를 보든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사실이다. 서양인들은 이론을 찾아내 그들의 행동을 해석하려고 할 때, 타이인들은 "그건 그저 문화의 차이에요", "받아들이면 그만이에요", "당신은 당신대로, 나는 나대로", "마이 펜 라이"라고 말한다. -11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