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요양소
트라우마와 직면: 자연스러운 인간으로 가는 길 본문
"아으 안돼!!!"
이병헌 배우의 유명한 밈이 떠올랐는가? 이처럼 트라우마를 직면하지 않고 회피하면, 우리의 삶은 과거의 상처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조종된다. 불안, 우울, 감정 마비, 충동적인 행동, 대인관계 회피 등 다양한 심리적·신체적 증상이 나타나며, 결국 자연스러운 ‘나’로 살아가기 어려워진다.
그렇다면 트라우마를 직면하면 기억이 사라질까? 그렇지는 않다. 그러나 그 기억이 더 이상 우리를 압도하지 않도록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이 이루어진다. 직면을 통해 우리는 트라우마를 나를 지배하는 공포가 아니라, 단순한 ‘경험’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더 이상 과거의 상처에 매여 있지 않고, 보다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존재가 될 수 있다.
이는 라캉의 실재(the Real) 개념과도 연결된다. 실재는 언어나 상징으로 완전히 설명할 수 없는 차원이며, 트라우마 역시 그 일부다. 트라우마는 우리가 기존에 이해하는 방식으로 해석되지 않기에 억압되거나 회피되지만, 결국 반복적으로 나타난다(실재의 귀환). 트라우마를 직면하는 것은 실재와 마주하는 과정과도 유사하지만,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실재와 달리, 우리는 트라우마를 다룰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는 니체의 초인(Übermensch) 개념과도 맞닿아 있다. 니체는 '운명애(Amor Fati)'를 통해, 자신의 과거를 회피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극복하는 자세를 강조했다. 초인은 자신의 상처와 실수를 부정하지 않고, 그것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삶을 창조해나가는 존재다. 결국, 트라우마를 직면하는 과정은 자신을 속박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더욱 자유롭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길이다.
과거를 직면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 기억에 의해 조종당하지만, 직면하면 과거를 넘어설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더 자연스럽고 진정한 ‘나’로 거듭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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