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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요양소
도착한 곳은 서울 북쪽의 한 고시원이었다. 요즘엔 나름 시설이 세련된 고시텔이라고도 불리는 곳이 많은데, 이곳은 정말 고시원 중에서도 최악의 고시원이었다. 침대 시트는 스프링이 휘었는지 굴곡져 있었고, 냄새도 요상했다. 벽엔 바퀴벌레 한 마리가 천장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그의 외할머니의 사진이었다. 외할머니는 고시원 근처의 강변에서 돌아가셨다고 했다. K는 혼자 거주하고 있던 외할머니의 고시원 짐을 정리해야 했다. 그는 소변이 급해서 화장실이 어디냐고 총무에게 물은 후 기웃거리며 찝찝한 화장실 손잡이를 몸쪽으로 당겼다. 찬 공기가 먼저 느껴졌고, 소변과 나프탈렌이 섞인 불쾌한 향이 코를 찔렀다. 숨을 막고 힘들게 소변기 앞으로 다가갔다. 소변기 아래엔 노인의 새치 같은 힘없는 잿빛 털들이 2센티는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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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2. 4. 0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