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책 사유/에세이 (16)
영혼의 요양소
이 책 제목이 '소설가의 일'이지만, 소설은 아니에요. 에세이 형식으로 소설을 쓰는 감정이나 태도 등 크게 아울러서 자연스럽게 풀어나가요. 처음엔 소설 쓰는 법을 알고 싶어서 샀는데, 안 알려주고 주저리주저리 자기 얘기만 하니, 잘 못 샀나? 싶기도 했죠. 신기하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빠져드는 거에요. 저도 다른 소설 작법 책이 있지만, 처음부터 단계별로 나열해서, 미션 주고 설명만 하는 비법 책들은 지루하더라고요. 김연수 작가님의 의도를 약간 간파했어요. 이래서 에세이 형식으로 쓰셨구나, 쓸 때의 감정도 엿보거나 가치관까지도 함께 알 수 있어서 꽤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돼요. 자신이 언제, 어떻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소설가가 됐는지, 그 당시 느꼈던 감정과 행동들도 알 수 있어요. 그런 점에서 일반 소..
이병률 작가를 알게된 건 얼마 전 떠난 여자친구를 통해서였다. 2~3달 정도 전이었나? 오빠는 글이 너무 딱딱하다며, 이런 글을 써보라고 블로그 링크 글을 알려줬다. 보니 이병률이란 작가의 끌림이었나, 이 책이었나. 기억은 자세히 나지 않지만 그냥, 글이 내게 훅 왔다. 참 좋다고 생각하고 기억해뒀다가 이 사람의 책을 한 번 사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잊었다. 읽어야할 책들, 그 중간중간에 내 마음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새로운 책들이 많았기 때문에 잊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한 달 조금 넘었나. 나름 진지한 미래를 그리며 꽤 오래 사귀었던 여자친구와 이별을 맞았다. 숫기가 없어서 20대가 돼서야 처음 사귄 여자친구였다. 20대 초중반, 후반 조금 못 미치는, 거의 20대를 그녀와 보냈기 때문에 고통이 꽤 컸..
마루야마 겐지 작가의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를 구입해서 읽었습니다. 자극적인 제목은 언제나 눈길을 끕니다. 신문의 책 관련 기사에서 이 책의 제목에 끌려 쳐다봤고, 내용을 읽으니 저와 생각이 비슷한 것 같아 구입리스트에 적어놓았었습니다. 솔직히 앞쪽 내용은 '괜히 샀나?'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가볍다고 느꼈어요. 이미 신문에서나 제가 좋아하는 철학자들의 발언들과 겹쳤다랄까요. 알고 있는 내용을 쉽게 풀어쓴? 그래서 아까운? 느낌이 들었었죠. 하지만, 점점 빠져들었습니다. 부모와 가족에 대한 생각, 국가에 대한 태도, 직업에 대한 가치관, 허울뿐인 사랑, 결코 아름답지 않은 청춘을 얘기합니다. 저는 비판적이라도 솔직하게 받아들이기를 좋아합니다. 힘든 현실을 꾸미지 않는 것. 솔직하게 아픈 얘기를 아프..
이 책이 처음 2008년 11월에 나왔지만 한창 '나꼼수' 회자될 당시에도 이 책에 관심이 없었다. 그 방송 중간에 '닥치고 정치' 정도를 들었던 것 같다. '닥치고 정치' 말고는 이런 책이 있는지 몰랐다. 하지만 멋진 직업군인을 꿈꾸다 뭐같음을 깨닫고 하사로 전역한 친구가 이 책을 그 당시 뀌띔해줬던 기억이 남아있었다. '언젠가 한 번은 읽어봐야지' 하면서도 내 삶의 여정을 생각하는데 이 책은 순위 외의 책이었다. 그래서 내 삶을 내 나름대로 열심히 산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내 의도와는 다르게 틀어져버렸다. 나에게 맞다고 생각한 일이 상상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그 이후로 이것 저것 인턴이건, 알바건 해왔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눈에 보이지 않고 부모님에게 눈치는 보이고 적어도 내 앞가림은 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