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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의 광고

[광고 논평] 박카스 - 박카스 새해 편 '무리한 계획은 박카스를 부른다'

온화수 2013. 1. 20. 11:56

'무리한 계획은 박카스를 부른다'



2013년이 어느새 20일이나 지났다. 2012년의 기억이 벌써 그립다. 새해가 다가오면 계획을 꼼꼼히 세우는 사람과, 비교적 무덤덤하게 보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본인은 후자에 속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무책임하게 보내는 건 아니고, 굳이 꼼꼼히 계획하기보다 큰 틀을 짜고, 그 틀에 맞춰 나를 괴롭혀줄 집단에 내 몸을 속박시킨다.

이 박카스 광고를 보니 딱 내 모습 같아 매우 공감했다. 평일엔 새벽 5시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한다. 본인은 경기도 최북단에(?) 거주하기 때문에 서울 최남단에 있는 일터까지 가려면 2시간 30분 걸린다. 퇴근은 오후 6시 30분인데, 칼퇴해도 집에 도착하면 최소 9시다. 

더구나 이번에 광고연구원(이하 광연)까지 다니면서, 더욱 개인적인 시간은 줄었고, 출퇴근길에 신문, 독서, 안 했던 공부까지 하려니 벅찬 게 사실이다. 일터에선 졸기 일쑤고, 영상 안의 모습과 같이 퇴근길 버스 안에서 영어 듣기를 하는데 입 벌리고 잔다. 이럴 때면 헛되이 보냈던 과거의 시간이 너무나도 안타깝다. 능력은 부족하고, 광연 동기들의 발톱 때만이라도 되기 위해 발악하는 요즘의 내 모습이, 광고 주인공의 모습에 투영된다.



[광고주: 동아제약] [대행사: 제일기획] [제작사: 골목Idea&Film] 

*카피

남 : 2013년 파이팅
      역시 무리였군
여NA : 풀려라 5천만 피로 박카스
남NA : 건강을 지키는 동아제약

자막 : 대한민국에서 새해를 산다는 것
         06:00 기상
         07:00 새벽조깅
         07:30 영어학원
         09:00 오전근무
         12:00 점심식사
         12:30 재테크 공부
         13:00 오후근무
         19:00 취미생활

         20:00 헬스장

         21:30 피부관리

         22:30 퇴근길 영어듣기

         열정으로 피로한 당신을 응원합니다

         풀려라, 5천만!

         풀려라, 피로!

         대한민국 피로회복제

         건강을 지키는 동아제약



이 광고는 현재 애드컨슈머리포트(http://www.adconsumerreport.com/)에서 베스트3 코너에서 1위에 자리하고 있다. 애드컨슈머리포트는 소비자의 만족도, 호감도, 13가지 항목별 광고 평점에 의해 선정되는 것으로 소비자들의 생각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평가 글을 보면 다양한 연령대가 공감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광고는 사회초년생의 이야기임에도 비교적 넓은 연령대의 사람들이 공감한다. 그 이유로는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바쁘게 살아가는 모두에게 피로함은 항상 따라다니기 마련이고, 휴일이라 펑펑 놀고 싶기도 한데, 내심 불안한 마음을 위로 받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불안은 인간의 미래를 상상하는 우리의 능력에 기인한다. 우리는 항상 불안에 떨며 늘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금 아플 거 많이 아프다. 이러한 자본주의 사회상을 볼 때, 박카스 광고는 소비를 대놓고 부추기지 않아 좋다. 공감을 불러일으켜 위로하고 묵묵히 응원할 뿐이다. 결국엔 이윤이 목적이긴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전화번호를 외쳐대며 '한 번 써보세요.'식의 광고 보다는 이런 은근한 광고가 비교적 덜 아프다는 말이다. 

이런 광고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바로 채널 돌아가는 나쁜 광고 말고.
박카스 '새해' 편 광고 보기 : http://www.tvcf.co.kr/YCf/View_pop.asp?Code=A00016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