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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철학

4월 1일 수원 VS 서울 슈퍼매치 다녀오다

온화수 2012. 4. 2. 17:18

수원삼성과 FC서울이 수원의 홈 구장인 빅버드에서 만났다. 경기 시작 한 시간 조금 넘게 도착했는데 표 구입하고 배고픈 배를 달래 줄 먹을거리를 사느라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는데는 50분 정도 전에 도착한 것 같다. 표 줄이랑 매점 줄이 상당이 길더라.

 

 

 티켓이다. 인터파크에서 만원에 구입했다. 두 장 구입했는데 수수료 포함 21500원. 표는 이것보다 길다. 축구를 보고 난 후 찍은 사진이라 왼쪽 입장 확인할 때 뗀거다.

E석이나 N석 비지정석이다. 좋은 자리 앉으려면 일찍 가야한다. 인터넷에서 E석 지정석을 빨리 구입하고 싶었으나 늦장 대응으로 이미 매진 ㅠ_ㅠ..

그리고 수원월드컵경기장에 도착하면 주변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아주머니들이 암표를 8000원 정도에 판다. 근데 비지정석이다.

 

표 뒷면을 보면 알겠지만 주류, 병, 캔, PET병 반입금지다. 근데 경기장에서 맥주를 먹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왜냐면 입장할 때 소지품 검사를 굳이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경기장에서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 난 술을 엄청 좋아하지만 참았다. 지켰다.

 

 막 킥오프 한 후에 찍은 사진이다. 왼쪽의 서울 원정석 2층에 관중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차기 시작했다.

 

 수원의 공식 서포터인 그랑블루의 모습이다. 저기 서포터석에 앉아 있는 그랑블루 외에도 경기 시작 전 게이트 앞에서 그랑블루들이 있었는데 응원 소리가 엄청났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멋지다고 생각했다.

 

 전반 초반에 생각보다 대단했던 K리그의 응원 열기와 가슴 속에서 차오르는 감정에 혼이 나가서 사진을 더 찍을 수가 없었다. DSLR까지 챙겨왔는데 그 시간 마저 내 눈에 담으려 아까웠고 내가 느낀 이 감정을 조금이나마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어서 휴대폰 카메라로 찍는 것에 만족했다.

 

 

 드디어 선수들이 입장했다. 선수들이 입장하자 수원의 팬들은 환호와 응원 카드 색션으로 기를 불어넣어주고 있었다.

EPL 보면 구장 내에서 선수 명단 소개할 때 원정팀은 되게 조용히 딱딱하게 이름을 불러주고 그 뒤에는 홈팀 부를 때는 화려하게 소리도 크게 불러준 걸 봤었다.

근데 수원과 서울의 경기에도 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서울 명단 부를 땐 형식적으로 조용히 부르고 전광판에 서울 선수들 전체 명단만 떠 있다. 하지만 수원 명단 부를 때는 한 선수마다 전광판에서 화려하게 영상이 나오면서 장내 아나운서도 목소리 톤이 확연히 달라진다. 무슨 전쟁터를 방불케한다.

 

 전반 서울 몰리나 선수의 코너킥 상황이었다. 수원 팬들 앞의 상황이라 엄청난 야유가 쏟아졌다. 같이 온 여자친구는 왜 저렇게 야유를 하냐며 이상하다고 했지만 나는 이런 문화가 있어야 더 축구 열기가 뜨거워진다고 본다. 그래야 재밌지.

 

 그랑블루 참 멋지다. 나는 포천에 살지만 수원팬이다. 어렸을 때부터 수원 팀도 멋졌다고 생각했지만 무엇보다 수원의 응원 열기가 참 멋지다고 생각했다.

전반이 슬슬 지나니 관중석이 다 찼다. 이 날의 집계는 무려 45,192명.

 

 

후반 끝나기 전에 전광판에 만석 기념으로 빕스 할인권은 전 관중에게 주겠다고 화면과 동시에 장내 아나운서가 말했다.

하지만 받고 보니 수원 인근에서만 가능하다는 ㅠ_ㅠ..

하지만 이 날은 수원 시민들에게 더할나위없이 멋진 경기, 멋진 이벤트가 아니였었나 생각한다.

아! 결과는 2:0으로 수원의 승리! 

수원 축구 문화 부럽다. 이사하고 싶다. 빅버드 옆으로.

 

경기 내용도 참 좋고 결과도 좋고 기분도 좋았는데 경기 끝나고 빅버드 앞에서 새누리당의 남경필씨께서 선거 유세를 하는 것이 아닌가...... 아...... 기분이 마지막까지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