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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요양소
절여진 집마다 화가 피었다. 화 피는 집에 파란 배추가 비치어, 젖은 앞머리처럼 축 쳐진 집들은 결박된 남편을 풀고 어두워지는 수평선 너머로 흘러가는 듯싶었다. "니 아빠는 뭐한대니..." 엄마가 퇴근하고 집에 오자마자 성토를 했다. 아빠에게 부탁한 배추가 없다며. 우리는 배추밭이 있다. 엄마가 아빠에게 아침에 따달라고 부탁을 하고 확답을 받았다고 했다. 이미 주변 아주머니들과 김장 일정은 잡아놓았는데 배추가 보이질 않으니 흥분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니 아빠는 말만 번지르르 해. 말이나 꺼내지 말던가." 비가 추적추적 추적 60분의 음산한 분위기처럼 쏟아졌다. 엄마는 야밤에 배추를 따겠다며 중무장을 하고 하우스로 향했다. 나는 엄마를 말렸다. "비 오는 데 어딜 가. 내일 아빠한테 말해." 엄마는 아빠..
일상의 철학
2015. 11. 14. 1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