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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요양소
오래된 연필은 심이 잘 부러진다. 깎다 보면 이미 그 속에서 부러진 느낌이 손끝으로 전해진다. 그리고는 점점 한쪽으로 기울어진다. 그럼 난 그 반대편으로 균형을 이뤄 글씨를 이어나간다. 이 연필도 늙고 몸이 성하지 못해도 많은 날 보람 있게 쓰이고 싶을 텐데. 그래야 자기 딸린 식구나 후손들도 그 연필이 좋다며 누군가의 손에 취직할 텐데. 태어난 지는 오래됐지만, 연필의 진정한 가치는 쓰임에서 시작된다. 첫 제 살을 깎아 검은 족적으로 세상을 휘갈기기 시작할 때, 우린 연필의 마음을 공감해야 하고 고마워해야 한다. 고로, 연필의 정년을, 몽당연필에서 더는 깎기 미안할 때까지 보장해줘야 한다. 이제 쉬세요. 4B 할배.
일상의 철학
2014. 5. 21. 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