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요양소

마구(?)를 던지는 재밌는 광고 옥시크린 배니시 - 완벽한승리 편 본문

애증의 광고

마구(?)를 던지는 재밌는 광고 옥시크린 배니시 - 완벽한승리 편

온화수 2013. 4. 18. 19:05

어릴적 축구나 야구 소재로 한 만화를 많이 봤다. 그 만화 속에서 보면 골키퍼가 막아도 골대 안까지 밀려 들어가는 슛이나, 마구를 던지면 눈 깜짝할 새 지나가는 그런 장면 말이다. 한 때 그런 것들이 초능력(?)인지 모르고 할 수 있다고 믿어 연마(?)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 비슷한 장면이 이번 옥시크린 광고에 나온다.



내용은 9회말 투아웃 만루 위기 상황에서 최강팀 투수가 교체 된다. 교체 돼 들어 온 새로운 투수는 다른 선수들 보다 옷이 새하얗고 빛이 난다. 그 선수가 경기를 승리로 끝낼 수도 있는 공을 던지는데 그 선수의 옷이 너무 빛이 나는 나머지 상대팀 타자는 눈이 부셔 제대로 공을 보지 못하고 헛스윙을 하며 쓰러진다. 그리고는 승리로 마무리하며 이런 내레이션이 나온다. "완벽한 빨래가 완벽한 승리를 만든다"


그 때 관중석에서 기뻐하시는 어린 투수의 젊은 어머니로 보이는 분이 옥시크린 광고에서 빠질 수 없는 한 마디를 더한다. "빨래 끝~!"


나는 이런 광고다 좋다. 굳이 논리를 따지지 않고 재밌는 광고, 기억에 남는 광고 말이다. 논리를 따지기 시작하면 재미가 덜한 것 같고 재미만을 지나치게 추구하다 보면 논리가 약해 과장된 거 아니냐는 평을 들을 것 같기는 하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그 선을 잘 지킨 게 이번 옥시크린 광고라고 생각한다.


굳이 따지고 들자면, "완벽한 빨래가 완벽한 승리를 만든다"는 이 부분에서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완벽한 빨래'를 하면 '완벽한 승리'를 만든다는데, 어감 자체가 '완벽한 빨래'를 함으로써 연장선의 무언가의 이익이 '완벽한 승리'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나 같으면 '완벽한 빨래'를 한 자체가 '완벽한 승리'라고 말을 할텐데. 지금 카피를 내 의도대로 생각해보니 상당히 애매한 문장 같다.    


이런 광고들이 인하우스 에이전시에서도 나오는 걸 보니 신기할 따름이다. 광고주가 오픈 마인드인건지 AE의 설득력이 뛰어난 건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현상이다. 빙그레 붕어싸만코 광고에서부터 이번 옥시크린 배니시 광고의 대행사를 보고 적잖히 놀랐다. 사실 붕어싸만코를 처음 봤을 때 엄청 놀랐는데, 그 곳에서도 이런 광고를 만드는구나 받아들였던 적이 있어서 이번 옥시크린 광고는 조금 놀랐다.


어떤 광고가 좋고, 나쁘고를 판단한다는 건 다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뻔하다고 생각하는 광고들은 좋지 않은 광고 같다. 그들은 실제 매출을 보면 무시할 수 없다고 얘기하겠지만, 당장의 이익이 점차 미래의 광고 시장을 갉아먹고 있다고는 생각 안 하시는지 묻고 싶다. 그런 입장에서 재벌 계열사 안에 있는 큰 광고대행사들이 앞장 서서 이런 광고들을 많이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