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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철학

땅콩리턴 : 사유 상실의 시대

온화수 2014. 12. 25. 22:36

사유 상실의 시대에 살고 있다. 독일 여성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사유를 '타자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보았다. 정치인, 재벌가들 뿐만 아니라, 주변에 사유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자본가들이 원하는 건, '사유'하지 않는 무조건 '근면'한 태도일 것이다. 나치 치하 때 수많은 유대인들을 가스실로 몰아넣었던 아이히만도, 재판을 받을 때는 평범한 옆집 아저씨 같았다. 아이히만은 승진을 위해 사악한 음모를 꾸미지 않았고 규칙에 충실한 근면성실한 인물이었다.

 

다만, 아이히만은 사유할 줄 모르는 인간이었다. 가스실로 걸어 들어가는 유대인들의 극심한 공포를 사유할 수 있어야 했다. 그저 시키면 시킨대로 그 명령이 유대인들을 가스실로 몰아넣어도 사유하지 않고 근면할 뿐이다.


 최근 땅콩리턴 사건을 보면, 부사장이나 동생이나 사유할 줄 모르는구나 싶다. 그런 무자비한 힘 앞에서 존엄성은 절대 지키겠다는, 사무장의 절실함. 사무장은 사유할 줄 아는 인물이다.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자신의 태도가 승무원들과, 소시민들의 존엄성을 지킨다는 걸 아는 사람이다.

 

자신이 하는 일에 영향을 생각하고, 박창진 사무장 같은 기개가 있어야 한다. 리더라면 반드시 그래야 한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