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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이 맛있는 포천 맛집, 숙이이모네 순살 닭강정

온화수 2014. 8. 9. 14:02

다소 글 제목에 오해가 있을 것 같은데, 사람들이 '닭강정'이라는 단어보다 '치킨'을 많이 검색할 것 같아서, 저렇게 적었다.

 

 

며칠 전, 친구 얼굴도 보고 술도 마실겸, 포천 시내에서 만나기로 했다.

 

포천 시내라고 하면 신읍동을 얘기하는데, 상권이 다소 조용해졌다. 의정부와 그나마 가까운 송우리라는 동네가 커지면서 신읍동은 변화가 없다. 근처에 군부대들이 있어서 일정 높이 이상 건물을 짓는데 제한이 걸려있다. 헬기 때문이려나.

 

10년 전만 해도 신읍동이 시끌시끌 했는데, 지금은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 그래도 신읍동이 학창 시절 추억도 많고, 그쪽 주변 사는 친구도 많아서 신읍동에서 주로 만나는 편이다. 

한 친구와 밤 9시나 돼서 만났다. 나머지는 9시 반 이후에 온다고 해서 어정쩡하게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어디 갈까?"

"일미닭갈비?"

 

"거기 10시면 닫아."

"아... 음..."

 

"마갈이나 가자. 갈 때도 없다."

"그래.. 결국 거기구나. ㅎㅎㅎ"

 

 

 

 

예원프라자를 지나 동사무소로 가는 길목, 친구가 말을 건낸다.

 

"여기 닭강정집 한 번 가볼래?"

"그래, 가보지 뭐."

 

난 땡기지 않았지만, 다른 친구들도 기다려야 하니, 먹다가 옮길 생각으로 간단히 마시기엔 좋을 것 같았다.

 

 

 

 

가게 내부가 좁았다. 4명 앉을 수 있는 조그만 테이블 4개 정도가 보인다. 조그마하지만 불편한 느낌은 아니었다. 동네 친구와 조용히 술 한 잔하기 좋은 아담함이다.

 

 

 

카드는 만 원 이상이라고 적혀있다. 우리는 무리하지 말자며 닭강정 '중간맛'을 시켰다.

"사장님~! 닭강정 중간맛 한 마리랑, 참이슬 빨간 거 하나 주세요~!"

 

 

 

그렇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흔히 아는 그런 맛이겠지' 생각하고 맛을 봤다. 흔히 아는 맛은 맞는데, 고기나 양념이 흔히 아는 맛 중에서 가장 좋았다.

 

나는 소주 마시면 안주를 잘 안 먹는 나쁜 스타일인데.. 이건 정말 맛있어서 흡입했다.. 포천에서 다음에도 또 오고 싶다는 집이 별로 없는데, 여긴 겉보기에 별 거 없는 것 같아도 맛으로 승부하는 집 같다고 느꼈다.

 

 

 

 

위 사진은 사장님과 속사정 얘기를 나누니 주신 서비스다.

 

"사장님, 장사 잘 안 되시죠?"

 

"네, 근데 여기 뿐만 아니고 어딜 가도 요즘 다 안 돼요.."
"이제 곧 춘천에 2호점을 내긴 하는데..."  

 

이 말 하던 차에 새로운 손님 두 분이 들어오신다.

 

 

 

과장하는 게 아니고, 정말 맛있다. 간혹, 그런 집들 있다. '음식 맛도 없는데, 어떻게 장사를 할까?' 의문이 드는 집. 여기는 그런 집이 아니다. 소박하지만, 닭강정 맛만으로 다시 찾아오고 싶은 그런 집이다. 

 

나는 그렇다. 가게가 커보이지 않고, 손님이 없으면, 새로 생겼더라도 잘 들어가지 않는다. 오랜 친구들도 많아서 거의 가던 집만 간다. 운 좋게 괜찮은 집을 발견한 것 같다. 친구 소수 멤버로 얘기 나누기에 조용하고 맛있는 집이다.

 

아, 나는 맛있더라도 사장이나 종업원들이 별로면 가지 않는데, 여긴 맛도 좋은데 사장님도 착하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