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요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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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철학

140104

온화수 2014. 1. 4. 22:58

01

나는 내가 너무나도 무섭다. 착하기만 한 아들이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내 안에 있는 응어리의 원인은 뭘까.


02

내가 저지른 일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성격이었으면 좋겠다. 며칠이고 온종일 붙잡고 놓칠 못한다. 게다가 실수에 대해 확대 해석을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무척이나 괴롭다.


03

사람에게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아서 솔직하려고 든다. 그러다 보니 너무 솔직해져서 왠지 안 좋은 소리도 들을 것 같다. 들리는 것 같다. 어쩔 수 없겠지.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솔직할 수 없다. 희롱하는 것 같다.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내가 자괴감이 든다. 원래 사는 게 이런 건가.


04

정신을 요즘 너무 놓는 것 같다. 어디에서 상담을 받았는데 나보고 사춘기란다. 생각해보니 난 사춘기 없이 착하게만 자랐다. 그래도 더 늦지 않고 겪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나. 너무 아프다. 쓰리다.


05

나는 중심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여기저기에 쉽게 동화되는 거 같단다. 내가 믿고 따랐던 생각과 글들을 믿으면 안 되나, 잘못된 것들이었나 생각해본다. 이렇게 결국 어른들처럼 수긍하며 살아가야 하는 게 맞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든다. 큰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