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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요양소
명상을 8일째 해오고 있다. 처음엔 5분도 안돼서 눈을 뜨고 괜히 코가 간지러워 자세를 유지 못하고 긁어댔다. 지금은 60분 남짓 눈 감고 앉아있다. 그걸 왜 하느냐고 하지만, 나도 모르겠다. 티벳 불교에 관한 책을 읽고 직접적으로 하게 되었다. 사실, 명상은 그 전부터 관심이 있었지만, 행동으로 이어질 만큼의 정도는 아니었다. 스티브 잡스와 같은 인물도 명상을 매일 아침 했었다길래 호기심은 갔지만,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명쾌한 해답을 외부에서 찾을 수 없었다. 외부가 아닌 내부가 말하는 것을 들으라고. 이것이 다였다. 난 그 당시 나름 내가 원하는 가치관을 확립해나가고 있었기에 별로 끌리지 않았다. 하지만 티벳 불교에 관한 팟캐스트를 듣고 관련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절실해졌다. 처음엔 ..
나는 김수영처럼 살 수 있는가. 지위와 권력에 굴복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며칠 전 이어령 선생님이 나온 프로그램을 보고 혼란이 생겼다. 이어령 선생님께서는 일본을 품고, 그들과 함께 그들의 군국주의와 싸워야 한다고. 일본 국민들도 군국주의의 피해자라고. 광복절은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 일본에게도, 일본이 지배했던 아시아 국가들에게도 기뻐할 날이라고. 일본 국민들도 나라를 위해 남편, 아들들을 희생해야 했으니까. 이어령 선생님은 자신도 저항하는 문학을 많이 썼지만, 이제 젊은 세대에게는 품는 것이 필요하다고도 하셨다. 그런 의미에서 문학을 바라보자면, 꼭 절실하게 저항을 해야 하는지, 서로의 타협점은 없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저항한다고 거인들을 이길 수가 있는가. 물론, 눈앞에서 세상이 바뀌진 않지만,..
[기우장면_김홍도] 철학, 문학, 역사, 미술 등의 예술과 문화가 나라 발전에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생각이 우리나라에 팽배하다. 모 철학자가 그랬다. 우리나라가 세계를 선도한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고. 선진 문물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서양을 넘어 우리가 없던 길을 만들려면 예술이 필요하다고. 그 시대의 감동, 흐름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 현실에서 새로운 것을 적용하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모든 것에 있어 고전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다. 가장 오래되고 전 세계인에게 인정 받은 공통된 감동의 빅데이터가 고전일 것이다. 대신 그 감동의 비법을 쉽게 알려주진 않는다. 읽는 눈을 키워야 한다. 그런 감정이나 흐름의 패턴을 읽고 디자인을 적용하고, 수학 공식을 만들고, 음악을 만들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제목: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저자: 알랭드 보통 지음·정명진 옮김 출판사: 생각의 나무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이의 의견을 다 존중할 필요 없이 단지 몇 명만 존중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은 무시해도 된다는 사실……. 훌륭한 의견은 존중하되 나쁜 의견은 그렇게 하지 않아도 좋다는 사실, 그것 참 멋진 원칙이라고 자네는 생각하지 않는가? 훌륭한 의견은 이해력을 가진 사람들의 것인 반면, 나쁜 의견은 이해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의 것이지……. 그러니 훌륭한 나의 친구여, 우리는 민중이 우리에 대해 어떤 말을 하든 마음 쓸 필요가 없소. 하지만 전문가들이 정의와 불공평의 문제에 대해 하는 말에는 신경을 써야 하오. -8P 에피쿠로스는 이렇게 말했다. 욕망에 대해 말하자면, 어떤 것들은 자연스럽고 또 ..
‘철학, 문화를 읽다’ 中 5장 *요약 가장 기억에 남는 5장이다. 5장 ‘통기타에서 컴퓨터 음악까지’에서는 총 4가지 소주제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주제는 ‘음악은 만국 공통의 보편적 언어다?’인데, 간단히 결론부터 답하자면 보편적 언어가 아니라는 것이다. 인도의 전통적인 종교 음악을 들으면 대부분 지루하고 따분하다는 느낌을 받지만, 서양에서 만들어진 중세의 성가를 들려준다면 그 선율에 감동받는 사람은 의외로 많을 것이다. 그 이유는 인도 음악이 원래 지루하고, 서양 종교 음악이 감동적이라서가 아니라 우리의 음악적 정서가 이미 서양화되어 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한다. 요즘 우리가 즐겨 듣는 대중음악이 민족적, 문화적 경계선을 쉽게 넘고 있지만 이렇게 경계가 허물어진 것은 서양 음악의 형식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