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책은 도끼다 (2)
영혼의 요양소
저는 박웅현님을 좋아합니다. 그의 철학이 좋아서요. 그래서 그의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박웅현님이 자신이 책에서 울림을 느꼈던 내용을 강독을 다니며 말했던 내용들을 엮은 것입니다. 제게 울림을 주는 내용이 많아서 너무 적을 게 많네요. 이 블로그가 블로그이기도 하지만, 저의 아카이브거든요. 그래서 비교적 타인을 위한 정리보다는 제 위주입니다. 엄마, 엄마, 내가 파리를 잡을라 항깨 파리가 자꾸 빌고 있어- 경화 봉화 삼동국교 1년 이현우, 「파리」 감탄사가 바로 나오지요? 이건 어른들의 시선에서는 절대 안 나옵니다. 생각해보세요. 파리가 두 발로 싹싹 빌고 있는데 어떻게 잡겠어요. 순진무구하고 신선한 시선만이 발견할 수 있는 모습예요. 내가 무심히 지나친 것을 그렇게 새롭게 봐줬다는 것이 감탄스..
이 영상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내 '촉수'를 더 민감하게 세워야겠다는 생각,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에 대해 들여다보자는 생각, 이 노트북의 키보드를 치는 순간 이 손 끝의 느낌, 컴퓨터 책상 오른편의 며칠 째 그대로 있는 마운틴듀 355ml의 캔, 내 앞 창 밖에서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 매미 소리, 내가 나고 자란 30년 된 우리집을 허물고 다시 지을지도 모르는데 곧 사라질 우리집의 향과 기억들. 우리는 어쩌면 너무나도 많은 것들을 바라왔기 때문에 현실에서 아픈 게 아닐까. 너무나도 뻔한 얘기지만 우리가 있는 것들에서 갑자기 사라진다고 느낄 때 지금 숨 쉬고 있는 것 조차 행복한 것이 아닐까. 부모님들의 지긋지긋한 싸움도, 주변에서 일어나는 갈등도, 나에게 갈등을 주는 사람들 조차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