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나 그렇듯, 내 삶의 짐을 지고 살아간다. 불교에서는 이를 ‘업보(karma)’라고 부른다. 업보는 단순히 전생이나 과거의 행위가 지금의 내 운명을 결정한다는 운명론이 아니다. 오히려 매 순간 내가 짓는 생각, 말, 행동이 나와 내 주변, 그리고 내 다음 세대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깊은 인과의 법칙이다.내가 살아오면서 겪은 상처, 부모에게서 받은 감정, 반복되는 행동 패턴들 역시 내 안에 남아 있다. 때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불안과 고통, 반복되는 실수, 관계에서의 어려움이 모두 이 보이지 않는 유산의 일부일 수 있다.이런 내 업보, 이 심리적 유산에서 나는 자유로울 수 없는가? 아닐 수도 있지만, 동시에 가능성은 있다. 불교는 업보를 ‘책임’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업보는 내가 지었으니, 내가 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