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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조각

갑자기 청부살인업자가 된다면? - 열쇠 도둑의 방법

온화수 2013. 6. 6. 20:46


영화 서평은 오랜만이에요. 사실 영화를 그렇게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고, 최근에는 더욱이나 볼 시간과 돈이 부족했거든요. 그런데 이틀 전 어떤 수업을 듣는 중이었는데요. 강의하는 분께서 책 3천권 읽으면 카피를 잘 쓸 수 있다고 하셨고 영화 5백편 보면 스토리를 잘 짤 수 있다고 하셨어요. 제 단점이자 장점은 귀가 얇은 거거든요. 이번엔 장점으로 적용돼서 흥미없는 영화도 억지로 보려고 했어요. 그래서 고른 영화가 '열쇠 도둑의 방법'이에요.


출판사 편집장인 미즈시마 카나에(이하 카나에)는 뜬금없이 회사 직원들에게 상대도 없이 며칠 쯤에 결혼을 할 예정이라고 공표합니다. 처음엔 직원들도 황당한 반응이었지만 상대를 찾는데 도와달라고하니 직원들도 알았다며 도와주기로 합니다. 


살인 심부름꾼인 콘도는 사람을 죽이기 전에 차 안에서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대기합니다. 그리고는 살인을 하고 시체를 트렁크에 실어 재빨리 자리를 떠납니다.


청년백수인 사쿠라이 타케시(이하 사쿠라이)는 허름한 자기 집에서 목숨을 끊으려 자살 시도를 하지만 실패합니다. 그러다 목욕탕 입욕권을 발견하고는 땀을 씻으러 목욕탕으로 향합니다. 콘도는 그 길로 어디론가 향하다 도로 위에서 촬영을 하는 상황이 벌어져 교통이 지체됩니다. 답답한 그는 옆에 보이는 사쿠라이가 간 같은 목욕탕을 들르게 됩니다.



사쿠라이는 비누 살 돈도 없어 옆 할아버지 것을 눈치 보다 훔치려 하는데, 사쿠라이의 팔을 치면서 비누는 바닥을 미끄러져 나갑니다. 그러다 때마침 목욕탕 안으로 들어오는 콘도가 그 비누를 밟게되죠. 콘도는 대자로 바닥에 뻗습니다.


동시에 콘도의 열쇠가 사쿠라이 앞으로 미끄러져 옵니다. 사쿠라이는 목욕탕에 들어오기 전 콘도의 차림을 봐서 그런지 열쇠를 바꿔치기합니다. 콘도는 엠뷸런스에 실려가게 되고, 사쿠라이는 콘도의 정장과 좋은 차를 타고 도망칩니다.


사쿠라이는 그동안 돈이 없어 갚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찾아가며 콘도 지갑 안의 돈으로 갚아나갑니다. 그 여러 명 중 한 여자가 있는데요. 그 여자는 사쿠라이가 결혼까지 생각했던 여자였지만, 어떻게 된 사연인지 헤어졌습니다. 그녀가 곧 결혼한다는 소리에 사쿠라이는 그녀 앞에서 쿨하게 반응했지만, 돌아서서 차 안에서 엄청 서럽게 웁니다.


사쿠라이는 콘도에게 죄를 빌러 병원으로 찾아갑니다. 하지만 콘도는 기억상실증에 걸렸고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해 사쿠라이는 결국 얘기하지 못하고 목욕탕 안에서 목격자라며 걱정이 돼서 찾아왔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콘도는 퇴원을 하고 자기가 사쿠라이인 줄 알고 살아갑니다. 카나에 아버지도 마침 같은 병원에 있었는데, 병문안을 마치고 나올 때 사쿠라이(콘도)는 카나에에게 길을 묻습니다. 사쿠라이(콘도)가 길을 잘 몰라보였는지 카나에는 자기 차가 있다며 같이 가자고 합니다.




사쿠라이(콘도)는 집 앞에 도착해 처음으로 자기의 허름한 집을 보고는 엄청나게 실망합니다. 집 안에 들어와 카나에와 같이 기억을 되찾으려 노력하는데 찾을리가 없겠죠. 다른 집이니. 그래서 옆집 사는 이웃들에게도 물어보지만 서로 왕래를 한적이 없어 소용이 없습니다.


콘도 삶을 살게 된 진짜 사쿠라이는 으리으리한 집에 놀라다가, 캠코더를 발견해 사죄한다며 영상도 찍다가 실제 콘도가 심상치 않다는 걸 발견합니다. 집안에 복제된 신분증 여러개와 권총이 있으니까요. 그러다 살인을 부탁하는 사람들이 보수를 주겠다는 전화가 옵니다.


사쿠라이(콘도)는 자신의 방안에서 연기 관련 책들을 보고는 그게 자신의 목표인가 싶어 단역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때마침 양아치역이라 뜻하지 않은 소질을 발견합니다. 




콘도(사쿠라이)는 자신의 원래 허름한 집 앞(현재 사쿠라이(콘도)의 집) 우편함을 기웃거립니다. 살인 해달라는 전화를 받고, 돈은 이 우편함에 넣어달라고 한 것이죠. 하지만 살인 부탁한 두목(?)인 쿠도 준이치(이하 쿠도)의 조무래기들이 직접 쿠도씨가 보고 싶어한다며 같이 향합니다. 도착한 어느 어두운 곳에서 살인을 한 이와키씨의 돈의 행방이 묘연하다며 주변 관계와 같은 것까지 알아낼 것을 쿠도는 강요합니다.  


어쩔 수 없이 부탁을 받아들인 콘도(사쿠라이)는 어설프게 행동합니다. 이와키씨와 결혼 약속까지 했던 이노우에 아야코(이하 아야코)를 찾아가 변장을 해서 여러가지를 묻고 결국엔 집에가서는 도망치라고 합니다. 그동안에 사쿠라이(콘도)는 카나에와 자주 만나면서 점점 가까워져갑니다. 그러면서 카나에는 사쿠라이(콘도)와 결혼을 결심합니다.




카나에는 사쿠라이(콘도)를 회사 아르바이트로 들이고 같이 시간을 보내다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전해듣게 됩니다. 그래서 함께 장례식장을 가고 집안에서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오디로라며 베토벤 4악장을 틀게 됩니다. 이 음악은 사고 당하기 전 콘도가 이와키씨를 살인하기 전 차 안에서 들었던 그 음악과 같은 거였습니다. 그래서 사쿠라이(콘도)는 본래 자신의 모습을 기억하게 되죠. 다시 심부름꾼 콘도로. 콘도는 갑자기 사라져 버립니다.


아직까지 콘도 역할을 하고 있는 사쿠라이는 아야코와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쿠도 일당이 차 옆자리에 탑니다. 쿠도는 아야코 집에 도청기를 설치해놨었다며 콘도(사쿠라이)가 아야코에게 도망치라고 했던 음성을 들려줍니다. 놀란 콘도(사쿠라이)는 총을 꺼내 쿠도 일당을 협박하고 재빨리 달아납니다.


콘도 역할을 하는 사쿠라이는 재빨리 집에 왔는데 기억이 되돌아온 실제 콘도와 드디어 마주합니다. 서로 상황을 물어볼 새도 없이 CCTV로 쿠도 일당이 쫓아오고 있는 걸 봅니다. 그래서 쿠도와 사쿠라이는 옆 집으로 피합니다. 그리고나서 쿠도는 사쿠라이를 살려주겠다며 대신 네 인생을 대신 살게 해달라고 합니다. 


일을 꾸미기 시작하는데 콘도는 쿠도에게 전화를 합니다. 콘도 아래에서 일하는 요시다란 놈인데 그는 끝났다며 쿠도씨 밑에서 일하게 해달라고요. 그러면서 콘도와 만나기로 했는데 그 장소는 알려줄 수 있다고 전합니다.


 전화를 끊고 콘도는 자세한 얘기를 듣게 됩니다. 이와키 사장과 쿠도는 큰 일을 같이 하고 있었는데, 이와키가 혼자서 돈을 빼돌렸다는 겁니다. 더구나 이와키의 결혼할 상대인 아야키는 원래 쿠도의 애인이었다는 소리와 함께.


사쿠라이는 그럼 이제 어떻게 할 거냐고 묻자, 콘도는 그 놈들 앞에서 실제 콘도인 줄 아는 널 죽일 거라고 하며 둘이 합을 맞춥니다. 처음에 언급을 안해서 궁금해하실만도 한 부분이 콘도는 실제 일을 할 때 사람들과 만나지도, 전화를 직접 받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쿠도 일당이 실제 쿠도의 얼굴을 모릅니다. 그래서 중간에 노출된 사쿠라이가 쿠도인 줄 아는 것이죠. 



연습을 충분히 하고 실제 접선 장소로 이동합니다. 그 차안에서 콘도는 자신은 살인청부업자가 아니라 심부름꾼이라고 말합니다. 실제 살인하는 것이 아니고 자기가 알게 모르게 사라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일을 꾸미는 것이라고요. 칼도 가짜고 피도 가짜고 모든 게 다 계획된 거였습니다. 거기서 사쿠라이는 조금은 안심을 느끼고 연기에 임하려 다짐합니다. 


쿠도 일당이 올 때, 요시다인 척하는 실제 쿠도가 쿠도인 줄 아는 사쿠라이를 찌르는 척 하고 트렁크에 실어 자연스럽게 사라질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우연찮게(?) 뒤에서부터 따라온 카나에도 마주치면서 작전은 실패하고 셋이 도망갑니다.


셋은 사쿠라이가 전에 살 던 집으로 도망치고, 방법을 강구하다가 콘도가 다시 쿠도 일당에게 접근합니다. 자기가 약속 장소를 쿠도에게 알려줬다며 의심당해 싸움이 나 그랬다고요. 그렇게 넘어가고 쿠도는 요시다(콘도)에게 그놈들이 갈만한 곳을 더 수색해보라고 합니다.


사쿠라이와 카나에는 아야코의 집으로 가봅니다. 방을 둘러보다가 숨어있던 아야코를 마주합니다. 아야코가 도망치려 하자, 밖에 감시하는 사람이 있다며 나가지 말라고 합니다. 그래서 또다시 일을 꾸밉니다. 집 안 불을 켜고 도청장치를 이용해 콘도로 알고 있는 사쿠라이가 아야코를 죽이는 것처럼 속입니다. 밖에서 감시하고 있던 쿠도 일당의 조무래기는 당장 쿠도에게 알립니다.




아야코의 집에 들이닥친 쿠도 일당은 아야코 시체와 아이 시체를 보게 됩니다. 콘도(사쿠라이)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쿠도 일당에게 아이를 목숨으로 걸고서도 돈의 해방을 말하지 않은 건 거짓말일리 없다며 몰아부칩니다. 하지만 쿠도는 자기를 물로 보냐며 피 냄새가 나지 않는다며 알아차립니다. 


다른 방안에서 남자 교복을 입고 아들 시체인 척 연기하고 있던 카나에는 방안에 있던 물건들을 둘러보고는 책략을 펼칩니다. 여기 있는 기타와 그림, 가구가 비싼 거라며 꽤 받을 것이라고 쿠도에게 얘기합니다. 요시다(콘도)는 쿠도에게 조용히 다가가 콘도(사쿠라이)는 아직 자길 믿고 있으니 자기 손으로 처리하겠다는 허락을 받습니다. 그리고는 쿠도는 물건들을 옮길 트럭을 부릅니다.




아야코를 콘도(사쿠라이), 카나에, 요시다(콘도)가 탄 승용차 트렁크에 실고 떠날 준비를 합니다. 떠나기 전 쿠도는 한 때, 사랑했던 여자였던 아야코를 되도록 편하게 죽어달라는 부탁을 남깁니다.


가는 길에 요시다 역을 했던 콘도는 경찰에게 전화합니다. 요즘 빈집털이범이 많다며 아야코집에 있는 쿠도 일당을 신고합니다. 쿠도 일당은 결국 잡히게 되고 콘도, 카나에, 사쿠라이는 차례차례 헤어집니다.




마지막 아야코에게 콘도는 이와키 사장과 다시 만날 수 있어 기쁘지 않냐고 하자, 실상을 알아버렸기에 상관없다고 말합니다. 그와중에 콘도는 자기 차 안에서 사쿠라이와 어떤 여자가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발견합니다. 그 사진은 사쿠라이가 처음 콘도의 차를 타고 빚 갚으러 다녔을 때, 결혼까지 생각했던 여자와의 사진이었습니다. 그 여자와는 헤어졌고, 그녀는 다른 남자가 결혼한다는 소리에 사쿠라이는 자살을 시도한 것이었죠. 콘도는 당장에 카나에에게 달려가면서 나름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저는 가끔 우리나라 영화를 보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게 많았는데, 일본 영화를 보니 우연적인 요소가 훨씬 많군요. 어정쩡하게 이으는 것보다 이렇게 과하게(?) 있는 게 컨셉 같아 그러려니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나름 교훈도 있는 것 같고요. 기억상실증으로 콘도씨가 사쿠라이집에 왔을 때, 같은 환경이지만 며칠 지나자 허름한 집이지만 훨씬 깔끔해지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난관을 헤쳐나가려는 의지도 다르고요. 반면 깔끔했던 쿠도씨의 차가 으리으리한 집안은 담배 꽁초와 여러 물건들로 금방 너저분해졌죠. 처음엔 이미지가 안 좋았는데 점점 인간미가 넘치는 쿠도씨를 보며 참 매력있다 생각했습니다. 


할게 많아서 더 길게는 못 쓰겠네요. 별 기대하지 않은 코미디 영화에서 배울점을 2가지는 느낀 것 같아 다행입니다. 헛되이 보낸 것 같지 않아요. 남은 하루도 좌절하지 않고 지금 상황에서 내가 최대한 할 수 있는 방법을 쿠도씨 같이 힘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