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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요양소
뜨거울 수도 차가울 수도 없는 봄 본문
뜨거울 수도 차가울 수도 없는 봄. 계절은 봄, 내 삶은 겨울. 돌이켜보면 봄, 눈 앞은 겨울. 겨울은 결국 잊혀진대. 당장은 겨울이지만 봄이 마음에 남을 것 같아. 사람은 대개 안 좋은 것에 더 집중하지만 시간 지나면 좋은 것만 기억하려 하거든. 그래서 슬픔조차도 시간 지나면 풍화되어서, 아무렇지 않아져서 그 자체가 더 슬퍼지는 거야.
뜨거운 커피를 먹다가 등에 열이 올라서 차가운 커피를 생각했어. 그러니까 또 배가 슬슬 아플 것 같더라. 그게 환절기 같아. 슬픔과 기쁨의 환절기. 어떤 걸 선택해도 조금씩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환절기. 사랑의 환절기, 삶의 환절기. 너는 뜨거울래? 차가울래? 아니면 나처럼 가만히 있을래? 가만히 있어도 괜찮다고 말해줘라.
목적 있는 관계는 서로를 관리하려 하기 때문에 피곤해. 타인이 타인을 어떻게 바꿀 수 있다는 걸까. 자신도 바꾸기 어려운데. 내 생각엔 그렇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끊으면 되고, 끊기 싫다면 사랑하면 되는 거 아닐까. 그저 지켜보는 거.
타인의 세상에 개입하는 게 사랑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그래서 나는 맘으로만 관심을 품으며 지켜보는, 들어주는 사람이 좋아. 그런 드문 만남으로 한 달을 살아가. 광기는 해소했지만 결핍된 느낌으로 생각하고, 쓸데없어 보이는 것들을 적는 거지. 그런 연유로 격하게 외롭지만 고요함이 더욱 소중해. 고요함. 고유함. 휩쓸리지 않으려 사람을 의식적으로 밀어내는 건 내 안에 어떤 욕망을 지켜내기 위한 방어기제일 거야.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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