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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조각

영화 '늑대소년'을 보고난 뒤의 짧은 단상

온화수 2012. 11. 17. 18:33


01

영화 속 소녀(박보영 역할 이름)의 성격은 꼭 나와 빼닮았다. 성격이 우울하고 예민해서 집안에 손님들이 오시면 탐탁치 않케 여기고 낯선 상황을 기피한다. 그래서 자기 방안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하며 우울한 기분을 노트에 끄적 거린다. 하지만 난 밖에서는 전혀 반대의 성격이 돼 버리곤 한다. 이중인격인가. 유난히 내 것, 내 공간에 집착하는 것 같다.


02

이 영화를 솔직히 보고 싶어서 본 것은 아니었다. 나는 모든지 '본질'을 추구해야 대충 사는 나의 인생에 조금이라도 약이 되지 않을까하는 위로감으로 살고 있다. 그래서 흥행작 보다는 예술 영화라던지, 다큐멘터리에 주로 집착한다. 여자친구가 전 날, 이 영화를 보자고 하길래 식겁해서 '나는 정말 싫다'고 완강히 거부했지만, 삐지는 바람에 내 신념은 오래 가지 못했다.


03

이 영화의 내용 전개가 중반이 지나가면서 송중기와 박보영을 보러 가기 위해 본다는 나의 마음의 벽은 서서히 가라앉았고,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설정 자체가 유치하긴 했지만 다시금 깊게 생각해보면 그리 현실과 동 떨어진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04

영화가 끝나가면서 여기저기서 훌쩍 거리는 관객들이 많았다. 나는 여자친구 앞이라 눈물 흘리지 않으려 애를 썼지만 원체 눈물이 많아서 결국 흘리고 말았다. 중요한 건 여자친구에게 안 걸렸는데 영화가 끝나고 나오면서 내가 다 얘기해버렸다.


05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고 여자친구가 나오면서 한 말. "딱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내용이네." 


06

진지하게 접근해보면 '인간이 환경에 의해 얼마나 바뀔 수 있는가'를 느낄 수 있는 영화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