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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요양소
나도 책을 좋아라하지만, 고전은 여전히 몰입하기 어렵다. 시대와 배경이 달라서 몰입이 잘 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통과하는 진실이 있기에 살아남았겠지. 그래서 어려워도 알려고 하는 사람이 있는 거고. 미국에 세인트존스라는 대학이 있다. 고전을 스스로 읽고 토론하는 형식의 인문학 학교다. 인문학이라고 해서 문과 성향의 학교는 아니다. 인문학 안에는 수학, 과학도 존재하니까. 1. 가르치지 않는다. 그날 수업에 읽어 와야 하는 책을 읽고 와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 된다. 하지만 그 책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 플라톤의 , 칸트의 처럼 난이도가 초월한다. 교수는 없지만 튜터가 있다. 다른 대학에서는 교수지만, 세인트존스로 오면 튜터가 된다. 역할이 달라진다. 학생과 함께 공부한다. 자신의 지식을..
를 읽었다. 박웅현이라는 사람의 사유에 매력을 느껴 그에게 관심이 많다. 우울하고 삶의 향방에 막막할 때면 유튜브에서 그의 강연을 찾아보기도 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느낌은 나도 책을 좋아하는 편인데도 술술 읽히는 편은 아니었다. 안 좋아하는 다수나 에세이 정도만 읽는 사람들에게는 어려울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어려서부터 좋은 교육의 영향으로 교과서에서 아닌 스스로 고전을 접해왔던 사람에겐 술술 읽힐지도 모르겠다. 나는 20대 중반 가까이 돼서야 책이란 것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으니까. 이 책은 독서에는 관심이 많지만, 고전을 어려워하는, 몰입해서 읽는 게 아니라 과제처럼 읽거나, 나 이런 책 읽었다며 내용보다는 자랑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강한 나와 비슷한 수준. 그런 사람들이 읽으면 도움이 될 것..
나는 둔한 편은 아니다. 내가 기분 좋으면 성격이 둥글둥글하지만, 사람들에게 지치면 누구보다 예민해진다. 사실 나는 민감한 편이라 사회 분위기에 맞추려고 하니 집에 와선 지쳐버리는 것이다. 친구들과 대화하면 남에게 너무 맞춰주려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종종 들었다. 내가 문학에 한창 심취해 있었을 때, 보고 느꼈던 단어들이 친구들과의 대화에 나오려고 했던 적이 있다. 친구들은 책을 읽지 않아서 혹시라도 나에게 이질감을 느낄까봐 보다 익숙한 단어로 바꿔 말하려고 했다. 이 생각을 친구들에게 솔직하게 말했더니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한 것이었다. 하지만 내가 보다 난해한 단어를 자주 쓴다면 불편함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이런 것까지 신경 쓰는 정도면 나는 민감한 스타일이 맞는 것 같다. 한국에서 특히 남성이 ..
이 책은 저자가 하버드대학교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학생들을 오랫동안 가르치면서, 미국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학생들조차 제대로 공부하는 법을 모른다는 사실에 끊임없이 놀라야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공부 안내서. 길게 보고 하는 공부에 적합한 방법인 것 같다. 공무원 시험이나 수능과 관련된 공부 방법 안내서는 아닌 것 같다.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정립하고 체계를 세우고 삶을 자발적으로 설계하게 만드는 공부. 그런 것에 적합한 듯 하다. 숲을 보는 공부. 밑줄공부하는 내용에 흥미를 느껴라 공부하고 있는 내용에서 흥미로운 부분을 찾고, 그것에서 어떤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려고 노력한다. 흥미가 없으면 의무감만으로 공부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공부한 내용이 쓸모없게 느껴진다. 그럴 때는 지금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이 책은 플라톤 아카데미에서 진행한 동양고전에 대한 강연의 성과물을 갈무리라고 한 것이라네요. 강신주, 고미숙, 김언종, 김영수, 박석무, 박웅현, 성백효, 신정근, 심경호, 이광호, 이기동, 정병설, 정재서, 주경철, 한형조 총 15분의 강연을 합한 것입니다. 위 분들이 뭐하시는 분들인지는 일일이 나열하기 꽤 귀찮고. 온라인 서점에서 책 찾아보시면 관련 내용이 나올 것 같습니다. 유튜브 같은 곳에서 인생에 대한 강의나 삶을 지혜롭게 사는 방법이라든지, 그런 이야기들 듣는 거 좋아하시는 분은 좋아하실만한 책 같아요. 대신 동양고전에 대해 마음이 가지 않는 분들은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좋아도 조금은 마음이 가지 않을 것 같아요. 한 번 펼쳐보세요. 첫 이야기는 광고인 박웅현 씨의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꽤 ..
공부 좋아해서 하시는 분 거의 없으시죠? 근데 속상하게도 이 책을 쓴 분은 공부를 좋아해서 하시는 분이에요. 이 책에서 말하는 공부는 시험이나 자격증을 위한 공부와는 거리가 있는 공부예요. 순수 학문을 공부하는 재미! 이게 공부라면 저도 공부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 텐데. 시험이 있는 공부는 잘 안 하게 되어요. ㅠㅠ 요즘 경제 상황도 어렵고, 모든 관계가 돈이 결부되니, 알게 모르게 공허하잖아요. 그래서 매번 사람들 불러내기도 미안하고, 만나면 우울한 얘기를 알게 모르게 하게 되고. 만날 땐 좋은데 돌아오면 가슴과 등이 뻥 뚫린 것 같고. 백세 인생이라는데, 젊어서도 이토록 외로운데 어휴ㅠㅠ... 얼마 전에 진보적이라는 신문 오피니언마저도 40대 중반 칼럼리스트께서 카페에 혼자 오는 젊은 남자들이 ..
좋다. 좋다. 삶을 살아가는 자세를 알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사회 생활을 하다 48세에 심리학 공부를 시작해 그 후로 심리학 카페를 열게 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책에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심리학 카페에서 지난 18년간의 기록을 다시 읽어보았다고 했다. 사람도 어림잡아 5만 명에 달했다. 그 중에서 겹치고 많이 고민하는 내용들을 이 책에 추린 게 아닐까. 그래서 그런지 파리에서의 고민이 한국에서의 고민과 별 다를 게 없어 보였다. 진로, 사랑, 공부, 회사의 상사, 친구들과의 관계, 결혼 등등 다양하지만 공감할 수 있는 문제들을 다뤘다. 나는 삶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다. 지난 몇 년간 다양한 책을 읽거나 방송을 보거나 팟캐스트를 들으며 깨달았던 내용들이, 이 책 안에 대부분 이해하..
오랜만에 흥미로운 책을 발견했다. 느낌부터 말하자면 작년과 올해 읽었던 책 중에 최고의 책이 아닌가 생각. 내 기준으로. 책을 좋아하고, 책에서 위안을 얻는 사람으로서, 안심과 용기를 주는 책이랄까. 계속 책을 믿고 삶을 쟁취하라!와 같은, 독서에 열정을 다시금 불러일으켜준 책이다. "혹시 지금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내심 독서는 귀찮고 괴로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것은 제대로 된 독서의 기술을 모르기 때문이다.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한다거나 내용이 어려운 책일수록 좋은 책이라는 등의 책과 독서에 관한 수많은 편견과 압박에서 벗어나라."그렇다. 내가 좋은 책을 읽자. 베스트셀러, 고전을 굳이 애써 읽으려고 하지 말자. 만화책이 좋다면 그걸 읽자. 끝까지 읽지 않아도 된다. 지루하다면 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