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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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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위의 <불안> - 알랭 드 보통 밑줄 이렇게 인간성을 통찰력 있는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유용하기는 하지만, 한 가지 불리한 점은 이런 관점을 다를 경우 친구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쇼펜하우어와 마찬가지로 철학적 염세주의자였던 샹포르는 그런 문제를 넌지시 드러냈다. "도덕적이고 고결한 태도로, 합리성과 진실한 마음을 갖추고, 관습이나 허영이나 격식 같은 상류사회의 소도구 없이 우리를 대하는 사람들만 만나겠다고 결심하는 순간(이렇게 결심할 수밖에 없는 것이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결국 멍청하고 허약하고 흉물스러운 존재가 되기 때문이다), 그 대가로 우리는 결국 혼자서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종이책 156P 나의 가치관이 분명하면, 부딪힘이 발생한다. 내가 아는 것이 이런데, 그것과 다르면 피곤해지니까. 내가 아는 것을 강요하지는 않지..
<신곡> 단테 - 지옥·연옥·천국편 꾸역꾸역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 세 권을 읽었지만 솔직히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굉장히 심오하고 배경지식이 상당히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쉽게 말해 양심적 태도로 개인과 사회와의 균형을 지키며 살아가라는 방향성인 듯. 기독교에 관한 내용이 많이 나와서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불편하게 다가올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에 관심을 둘 정도면 종교를 넘어서 이 책을 통해 현실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독자이지 않을까. 내 자식의 귀여움도, 늙은 아버지의 연민도, 또 내 아내 페넬로페를 당연히 기쁘게 해 주었어야 할 나의 신실한 사랑도, 세상과 인간의 악과 가치에 대해 모조리 알고 싶은 내 가슴속의 열정을 이겨낼 수 없었소. 그래서 나는 오직 한 척의 배에 의지해 늘 나와 함께했던 소수의 ..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 홍승은 페미니즘 에세이 나는 페미니즘을 잘 모른다. 페미니즘에 관련된 페이스북의 글들과 인터뷰 기사 등을 통해서만 접했다. 나는 성향이 섬세한 편이라서 예민하다는 소릴 들으며 자랐다. 남자치고 예민하다고. 그래서 나는 남자지만 남자들의 거칠고 무례를 아무렇지 않게 침범하는 환경이 달갑지 않았다. 내가 현재 있는 환경은 섬세한 곳이다. 여성이 다수이고, 섬세하고 사근사근 말하는 남성들이 있는 곳. 그런데도 페미니즘에 관련된 생각들을 읽을 때면 너무 예민한 것 같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나는 한국에서 나고 자란 남자니까 어쩔 수 없는 걸까, 싶다가도, 섬세하고 개방적인 내가 이 정도인데, 무뚝뚝하고 둔한 남자들은 얼마나 이해가 안 갈지 상상이 되어 슬퍼졌다. 학교 밖의 공부를 스스로 하려는 사람은 너무나 적으니까. 내가 페미니즘에 ..
<마음이론> 김범영 - 인간의 마음과 심리가 작용하는 원리 이 책을 구입하게 된 동기는 이 책의 저자를 유튜브에서 접했다. 나는 평소 심리학과 철학과 같은 형이상학적인 것에 관심이 많아서, 유튜브에서도 그런 강의들을 종종 찾아본다. 이 저자의 이론이 어디에서부터 온 건지, 어느 학회의 이론인 건지는 잘 모르겠으나,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어서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이 저자가 책까지 썼다는 걸 알게 되었고, ebook까지 구입하게 되었다. 요즘 시대에 성별을 나눠 심리를 말하는 건 구시대적인 것 아니냐,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공감이 되는 건 왜일까? 이 책에 대한 내용이 학술적(?)인 용어가 다소 있어서, 심리학과 같은 것에 관심이 없다면 난해한 책일 수 있다. 유튜브에서 저자 이름을 검색해서 동영상을 몇 편 보고, 호기심이 생긴 후에야 구입하는 게 좋을 것..
<이동진 독서법> 책의 도도한 인상을 허물어준 책 책의 도도한 인상을 허물어준 책이에요. 학습 목적보다는 독서에 관한 입장에서, 책을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읽어야 한다거나, 소설이라면 모를까 비소설도 처음부터 읽어야 한다거나, 그런 편견을 깨트려요. 저자가 강하게 주장하지는 않고 자신의 독서 방법을 예를 들어요. 그래서 읽는데 강요하지 않는 듯해서 불편하지 않고요. 독서는 재미없으면 덮어도 되고, 한 번에 여러 권을 읽어도 되고, 책에 밑줄 박박 치며 낙서해도 되고, 책에게 신봉하지 말라는 말을 주로 합니다. 다만 나의 세계를 넓히기 위한 독서도 필요하다고 하는 내용도 있어요. 소설가 김영하씨가 소설을 읽기 어려운 이유는 뇌도 근육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말씀하셨던 것 같은데, 그것과 비슷한 맥락인 것 같아요. 저는 책을 신봉하지는 않아요. 과거엔 숭배했었..
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 죄와 벌을 읽으면서, 내가 살고 있는 소도시와 한국 사회가 떠올랐다.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라는 곳이 소설의 배경인데, 사람들은 무기력하고 새로운 것에 반응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저 좋은 게 좋은 거라며, 사회 정책에 관심이 없는, 아는 정치인이나 뽑았던 정당을 매번 뽑는 듯한 분위기의 동네. 소설 속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그러했다. 또한 한국 사회처럼 느낀 이유는 주인공인 라스콜니코프를 보고 떠올랐다. 무언가 마음의 충동에서 일어나는, 옳다고 느껴지면, 다양한 입장을 듣기보다 싸워서 이기려는 감정적 행동. 민족주의적이고 전체주의적인. 많은 이들에게 해를 입히는 전당포 노파를 정의를 위한다며 주인공은 살인을 저지른다. 사회의 법이 썩었을진 몰라도 노파는 법을 어기거나 하진 않았다. 주인공 라스..
법정스님의 생애를 소설화한 <바람 불면 다시 오리라> 법정스님의 삶을 증언과 문헌을 취재해서 쓴 백금남님의 장편 소설이다. 속세에서의 어린 날부터 입적하시기 전까지의 삶을 상상해볼 수 있다. 법정스님의 세속 이름인 재철이라는 아이의 환경과 삶, 젊은 날 중이 되기 위해 가족과 친구들과의 이별, 스쳐가는 인연들, 세속의 끈인 글만은 놓지 않았던 그, 종교를 넘나드는 진리의 인연, 시인 백석의 연인 나타샤와의 만남, 안거 중이라 못 찾아뵙던 어머니의 장례식, 법정의 죽음, 인연의 생성과 소멸 사이에서 발현되는 진리의 언어들. 400쪽이 넘는 소설을 상상하며 읽었더니 머리가 지끈거린다. 그럼에도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나의 글쓰기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혼란스러웠는데 법정스님의 삶을 통해 힌트를 받았다. ㅡ죽음이 무엇일까. 아무리 높은 선지식을 얻었다고..
지혜로운 삶에 대한 류시화의 산문집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작가가 명상과 깨달음을 위한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적은 51편의 산문이다. 나는 심리와 철학, 종교, 지혜에 관한 것들에게 끌린다.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명상을 통해 알게 되고, 무언가 한 단계 발전해간다는 느낌을 체험하고 나서, 더더욱 정신적인 것에 관심이 가게 되었다. 류시화라는 작가는 비범한 인물이다. 일반적 시선으로 이 책을 바라보면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을 수 있다. 애초에 많은 가능성을 열어놓은 사람들이 이 책을 찾겠지만. 세속과 탈속의 사이에서 방황하는 존재. 그 혼란을 바탕으로 명상을 하고 글을 적는 사람. 그런 사람이 류시화다. 이 책은 가벼운 경전 같은 느낌이다. 어떻게 살아야 생명으로서 존엄하게 잘 사는 것인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마음이 담긴 길을 걷는 사람은 행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