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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철학

엄마는 급여가 줄었다며 내게 하소연한다

온화수 2014. 11. 13. 01:16

엄마는 급여가 줄었다며 내게 하소연한다. 엄마는 다쳐서 그만두고 입원하셨다가 다른 곳에서 일하셨다. 그러다 전에 있던 공장에서 불러서 다시 간 것이다. 그런데 다시 급여를 기본급으로 줄이다니 너무하다는 것이다. 3일 내내 투덜거려서 내가 계산해봤다. 한 달 지나 10일이 급여일인데, 엄마는 한 달 조금 안 되게 일을 했다. 엄마가 전보다 급여가 줄은 것은 사실이지만, 엄마가 걱정하는 기본급 정도로 줄지 않았다. 그걸 안 엄마는 갑자기 화색이 돈다. 콧노래를 부르고, 편의점에 가자고 한다.

 

 돈 20만 원 차이가 뭐라구. 사람의 감정을 좌지우지한다. 밤 11시가 됐지만, 남동생까지 꼬드겨 엄마와 편의점으로 향한다. 칭따오 두 캔과, 아사히 드라이 한 캔, 그리고 소시지를 고른다. 남동생은 엄마가 춥다며 눈 달린 캐릭터 털 모자를 씌워줬는데, 귀엽기도 하고 웃기다. 엄마는 이 털모자가 뭐라고 이렇게 행복하게 만들어주느냐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집에 돌아와 라디오스타를 보며 맥주를 나눠 마신다. 5개 들어있는 소시지를 사 와서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하다. 엄마는 얼마 안 남은 소시지를 보고 나와 남동생에게 양보를 한다. 그러다 엄마는 조금 있다가 다시 소시지를 쳐다본다. 그걸 느낀 나와 남동생은 빨리 소시지를 입으로 넣으려 한다. 엄마는 똑같은 놈들이라며 웃는다. 난 한 입 베어 물고 엄마에게 건넨다. 곧 엄마와 남동생은 지쳐 잠든다. 난 내 방으로 와서 이렇게 적고 있다. 내일 일어나려면 자야 하는데 새벽이 왜 이리 좋은지. 큰일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오늘 밤 유난히 엄마와 남동생 얼굴이 길게 남는다. 행복이 뭐라구. 참. 별거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