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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요양소
내겐 9살 어린 남동생이 있다. 2살 차이 나는 여동생도 있고. 남동생은 아직 고등학생인데, 타지에서 기숙사 생활을 한다. 주말마다 집에 오면, 치킨이나 족발 같은 걸 시켜 먹는다. 지난 주말엔 치킨을 시켰다. 치킨이 도착하자 남동생은 내게 묻는다. "형, 안 먹어?" "응. 안 먹어." 난 전날 과음을 해 속을 원망하고 있었다. 아직 고등학생이지만 집에선 맥주를 먹게 내버려둔다. 하이네캔 500미리 한 캔을 다 먹어가는데 얼굴이 아버지를 닮아 붉어짐을 너머 새카매진다. 말할 때 코가 막히는 거 보니 호흡기도 부어오르나보다. 약간 알딸딸해져서 내게 다시 묻는다. "형, 치킨 안 먹어?" "아까 안 먹는다고 했잖아." 나는 책에 집중하고 있던 터라 예민해져 약간은 쏘아붙이듯 답했다. 그리곤 바로 미안함을 ..
의 내용보다 충격적인 건 이 책의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삶이다. 총 다섯 번의 자살 시도 후 끝끝내 자살에 성공했다. 그 중 세 번은 연인과 동반 자살을 시도했는데, 두 번은 여인만 떠나보냈다. 1948년 그는 연인 야마자키 도미에와 다마 강 수원지에 투신한다. 결국 다섯 번째 시도 끝에 그는 서른아홉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은 그의 삶처럼 음울이 흐른다. 자살, 음독 정사, 정신병원, 약물 중독 등의 주된 내용은 그의 삶이 기구했음을 짐작게 한다. 다자이 오사무는 비극적인 삶인 걸까. 다섯 번의 끈질긴 자살 시도 끝에 성공했다면 그가 원한 선택의 하나가 아니었을까. 위선적인 세상에 섞이지 못하는, 가면을 못 쓰는 어린 아이 같은, 그래서 방황하는 그. 난 다자이 오사무를 이해하고 ..
이 책을 구입한 계기는 소설 작법에 막막함을 느껴 구입하게 됐다. 너무 당연한 말인가? 내가 사는 곳 주변엔 큰 서점이 영풍문고 밖에 없다. 동네 서점들도 이용하고 싶지만, 상대적으로 없는 책들이 많아서 잘 안 가게 된다. 대형서점은 아무래도 마일리지도 쌓이고... ㅠ 소설 쓴다고 반 년 넘게 붙잡고 있는데, 상당히 막막하다. 읽을 때는 몰랐는데 쓰려니까 신경 쓰이는 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내가 잘 아는 얘기를 쓰려해도 시점이라던지, 캐릭터 관계 속에서와 밖에서 호칭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하. 어렵다. 영풍문고에 달려가 글쓰기 코너를 위아래 양옆으로 한 시간여 동안 살폈다. 책 별로 안 읽을 때는 인터넷 검색해서 평이나 평점 보고 샀을 텐데, 지금은 그런 것 보다는 내가 첫 페이지가 읽히고 4~50..
"나는 진정 내 속에서 저절로 우러나오는 것, 바로 그것을 살아 보려고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 헤르만 헤세 중에서 성공한 사람들이나 위대한 인물들이 보통 하는 말이 있다. "답은 네 안에 있다." "내면이 하는 말을 듣고 그 길을 가라."라고. 하지만 쿨하게 지르기만 할 뿐, 정작 보이지 않는 내면을 보는 방법은 친절히 알려주지 않는다. "여러분들의 삶은 제한돼 있습니다. 그러니 낭비하지 마십시오. 타인의 소리들이 여러분 내면의 진정한 목소리를 방해하지 못하게 하세요. 가장 중요한 건 마음과 직관을 따르는 용기를 가지는 것입니다. 이미 마음과 직관은 당신이 진짜로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스티브잡스가 스탠포드 졸업식에서 한 연설 중 한 부분이다. 어떻게 마음의 소리를 볼 것이..
나는 심리나 상담 관련 분야에 관심이 많다. 그것보다 아마 사람을 알고 싶은 마음이 강한 사람이기에 그런 거 같다. 세상을 항상 민감하게 바라보고, 사람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보고 유추하는 걸 좋아한다. 이 책 작가님은 팟빵 어플의 '벙커1 특강'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그래서 강의에 매료돼서 이 책을 사게 되었다. ㅋㅋㅋ 나는 그냥 내 삶에 회의감을 많이 느끼고 있었고, 갈팡질팡 했기에 조금이라도 책에서 힌트를 얻고자 했다. 뭔가 대단히 바라고자 했던 건 아니지만, 나의 혼란의 근원지를 알고 싶었다. 결국 내 안에 모든 게 있는 거였지만. 차례 목록이다. 어떤 내용이 있는지 조금은 짐작하시라구.... 타로카드 종류가 한 가지만 있는 줄 알았다. 이 책에서 적용하는 타로 카드는 '연도 카드'란다. 인터넷 ..
김영하 작가의 '보다'를 리디북스에서 전자책으로 구입했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김영하 작가가 직접 보고 느낀 것들에 대해서 칼럼처럼 적은 글 모음이다. 인간과 세상에 대한 예리하고도 유머러스한 통찰! 신문 오피니언란에 보면 세간의 사건들을 의사는 의사적인 시각, 요리사는 요리로 비유하거나 그런 글들 있지 않은가. 그런 느낌적인 느낌. 차례다. 어떤 글들이 실려있는지 궁금해하는 분 있을까봐 올립니댜... ㅋㅋㅋ 빌게이츠도 그랬다. 자기 자식들에게 어느정도 성숙할 때까지는 아이티 기기를 못 만지게 했다고. 그게 교육 철학이며 책을 읽게 했다고. 난 가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꾸 페이스북에 내 삶이 노출되면서 사람들과 비교하게 되고, 안 사던 물건 조차도 관심이 생기곤 했다. 난 차에 관심이 없는데, 친구..
우린 변종이 되어야 한다. 평범하지 않은 변종. 여러 문화가 섞인 변종. 다양한 생각. 시각. 그런 시각을 가진 소설가인 김영하. 그의 소설은 흔히 생각하는 한국적 소설과는 다른 느낌이다. 미쿡과 섞인 오묘한 느낌이랄까... 그렇기 때문에 예술가들 사이에서 살아남은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제 그의 산문인 '말하다'를 구입했다. 이 책은 삶, 문학, 글쓰기에 대해서 생각을 풀어 놓았다. 김영하 작가가 근래 강연을 여기저기 다니면서 했던 말들을 묶어놓은 것이다. 말이란 게 글보다는 정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작가 자신도 책 끄트머리에 의도와 다르게 편집된 부분을 다시 정리했다고. 관련 강연들을 유튜브에서 몇 가지 보았다고 해서, 구입한 걸 후회하지는 않는다. 언급했듯 의도와 다르게 편집된 부분이라던가...
나는 왜 쓰는가? 를 쓴 소설가 겸 에세이스트 겸 저널리스트인 조지오웰. 이란 책에 조지오웰이 정리한 사람들이 글 쓰는 네 가지 동기가 나온다. 내 생각과 함께 덧붙여봤다. 조지오웰의 에세이 에 보면 사람의 글 쓰는 동기를 네 가지로 나누었다(생계로 글 쓰는 상황은 제외). 1. 순전한 이기심 나는 이렇게 똑똑하다. 좋은 글을 쓰면 남들이 알아주니까. 죽은 다음에도 사람들에게 기억되니까. 돋보이고 싶고, 사회에 이름을 남기고 싶고, 약간 거드름 피우고 싶은 그런 순전한 이기심 때문에 쓰는 것. 2. 미학적 열정 예컨데, 금강산을 보고, 노트르담 성당을 보고, 성베드로성당을 봤더니 매우 아름다워서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고 쓰고 싶어진다는 것. 외부 대상만이 아니라 시와 같은 언어의 아름다움에 홀려서 쓰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