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요양소

세상은 아는 게 힘일까, 모르는 게 약일까 본문

일상의 철학

세상은 아는 게 힘일까, 모르는 게 약일까

온화수 2015. 11. 23. 19:12

"아빠, 세상은 아는 게 힘이야? 모르는 게 약이야? 어떤 게 맞는 거야?"


"음... 같이 고민해보자."


"아빠는 어떻게 생각하는데?"


"돈벌이와 개인의 수양이랄까, 그런 것에 관해서는 아는 게 힘인 거 같아. 하지만 그것을 넘어서 세상에 대해 너무 자세히 알려는 것도 안 좋은 거 같고. 요즘 같은 상황이면 모르는 게 약일 수 있어. 솔직한 부모의 맘을 말한다면 현실을 직시하는, 안정을 위한 부분은 아는 게 힘이지만, 세상 돌아가는 건 외면했으면 좋겠어."


"왜? 세상 돌아가는 걸 알면 좋은 거 아니야?"


"밥벌이를 위한 공부를 넘어 세계와 인간을 알기 위한 공부를 하는 순간, 그 삶은 평범하지 않게 되니까. 이미 세상의 불완전함을 알아버렸으니, 평범하다고 믿고 있는 삶으로 돌아가지 못하지. 스스로 가시밭길을 걸으려 할 테니까."


"그래서 난 딸이 꿈을 꾸기보다 현실을 알았으면 좋겠어. 안정적인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


"아빠, 내가 죽기 직전이라면 못 먹은 밥보다 선택 안 한 꿈을 걷지 못한 게 훨씬 괴로울 거 같애. 미안해. 난 아직 세상을 모르나 봐."

'일상의 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명상을 8일째 해오고 있다  (0) 2015.12.08
비경험의 경험  (0) 2015.11.24
K팝스타 세 심사위원을 보고 느낀 것들  (0) 2015.11.23
파리가 나를 괴롭힌다  (0) 2015.11.15
엄마는 김장철, 아빠는 긴장철  (0) 2015.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