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요양소
K팝스타 세 심사위원을 보고 느낀 것들 본문
내가 케이팝스타를 보는 건, 뛰어난 노래 실력을 가진 참가자들에게 놀라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박진영, 양현석, 유희열 세 심사위원에게 놀라기 위해서다. 특히 박진영은 내게 많은 영감을 준다. 나는 가수가 되려는 사람은 아니지만, 창조하는 삶을 지향하기에 박진영의 참가자들에 대한 조언들은 내 얘기 같다고 느껴진다. 지금보다 어릴 때, 책을 많이 읽지 않았을 때, 그런 조언들을 들으면 아무리 들어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언어를 읽을 뿐, 독해란 단어의 느낌보다 넓은 의미에서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뛰어난 가수들을 왜 따라하느냐고. 한영애 같은 가수는 한 사람이면 충분하다고. 자기 겉모습도 겉모습이지만, 자기 안의 내면의 나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내면의 유일한 내가 되라고. 그 성격과 목소리를 바탕으로 자기를 표현하라고.
물론, 잘하는 가수들에게 배울 점은 있지만, 박진영이 저 상황에서 말하는 것과는 층위가 다른 것 같다. 장점을 습득해서 나의 것과 결합해야 다른 게 되는 게 아닐까.
앙현석은 직관력이 뛰어난 것 같다. 말콤 글래드웰의 '다윗과 골리앗'이라는 책을 보면 난독증임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사람들 얘기가 나온다. 양현석은 책을 못 읽는다고 했다. 난독증이 있기에 귀로 듣거나, 어떤 상황을 그림으로 보거나 하는데 남들보다 더 집중했을지 모른다. 그래서 많은 걸 가진 사람은 자기가 가진 것 한 가지에 집중하기 어렵다. 그래서 직관이나 판단이 발달한 게 아닐까.
유희열은 문학가 같다. 박진영과 양현석이 알아 듣기 쉽게 직접적이고 쉽게 얘기했다면, 유희열은 시처럼 얘기한다. 당장 무슨 말인지 확 와닿진 않지만, 계속 곱씹어보고 의미를 살면서 생각하다보면 체득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그 흐릿한 말들을 머리에선 잊고 있다가, 실패를 하고 체득을 하게 되는 순간에, 유희열의 말이 떠오른다. '아, 이런 뜻이었구나.'라고 감사하게 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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