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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요양소
사주 말고, 당사주라고 있길래 뭔가 해서 찾아봤다. 사주보다는 간단한 사주란다. 당나라 때부터 내려온 뭐 그런 거겠지. 12간지와 10가지 그걸 뭐라고 하지.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이거. 무료 당사주 검색해서 어떤 사이트가 나오길래, 보려고 했더니 회원가입하란다. 그래서 그냥 구글 검색했더니 당사주 보는 법 나오길래, 따라해 봄. 따라하기 어려울 수 있음. 나는 사주를 조금 볼 수 있어서. 하여튼 생년월일과 어떤 방식으로 순번대로 찾아나서면 천간성이니, 천문성이니, 여러가지 성(星)들이 나온다. 그걸 바탕으로 해설들이 있다. 생, 월, 일, 시에 해당하는 각자의 성(星)들이 있을 것이니, 총 4개의 성이 있는 거겠지. 생: 천간성, 천강성은 계략, 간사함, 요사함 생년에 천간성이 비쳤으니 지략이 총민하도다..
내가 사회적 신분과는 너무나도 이질적이게, 재수 없어 보이는 클래식 음악을 듣거나 고전 그림과 책을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결론은 나는 게으르니까, 였다. 나는 게을러서 무기력으로 둘러 쌓여 대체로 눈을 닫고 있어서 잠깐 빛이 들어오는 틈에 소중한 걸 채워넣어야 하는 것이다. 그거라도 안 하면 나는 더 없이 삐뚤어지고 못난 인간이 되어버릴테니까.
담뱃갑 안의 담배 같은 아파트와 계산된 풍경들, 컨베이어 벨트 위 줄줄이 포장되어 가는 라면 같은 도로 위 차들.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가 옆 차를 흘겨보며 거친 입모양을 창조해내는 사람들. 이 좋은 주말의 봄, 아침부터 왜 그토록 스트레스를 생산해내는 걸까. 1년 만에 지긋지긋한 서울로 나섰다. 엄마는 나와 다른 것을 본다. "개나리가 활짝 피었네. 울 집은 아직 겨울인데. 흐흐." "그러게. 그리 멀지도 않은데. 우린 개나리 한 개도 안 피었잖아." 엄마 덕에 다른 것을 보게 되었다. 동맥경화 같은 풍경을 보고 있자니 지끈지끈했던 터였다. "저기 봐. 청둥오리다." 나는 늘 작은 것에 집중한다. 목적 없이 동물을 바라보는 건 언제나 기쁜 일이다. · 더러운 물에서도 그러려니 살고 있다.· 한 마리가 가..
행동이 바뀌지 않는다는 건 그것이 머리에만 있기 때문이다. 관념적으로만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골방에서 고전만 읽으며 현실을 외면하는 존재처럼. 정말 자신을 제대로 여여하게 진여하게 바라본다면 행동이 바뀐다. 정치인이 나쁘다. 저건 비상식적이다. 너무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행동은 하지 않는다. 행동을 해도 어떤 처벌을 받으면 괜한 짓 했다며 후회를 한다. 그것은 자기 그릇에 맞지 않게 자신을 조작한 행동이다. 삶을 제스처처럼 산 것이다. 정치인이, 자본주의가, 나쁘다고 비판을 하는 것. 그것을 연극과 영화 보듯 관조한 것이다. 그리 슬펐던 영화도 시간 지나면 눈물이 나지 않는다. 그게 제스처다. 정말 자신의 그릇을 제대로 보고, 실천해서 피해를 본들, 무슨 상관이랴. 내 마음이 원하는 것에 충실..
이 책은 저자가 하버드대학교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학생들을 오랫동안 가르치면서, 미국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학생들조차 제대로 공부하는 법을 모른다는 사실에 끊임없이 놀라야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공부 안내서. 길게 보고 하는 공부에 적합한 방법인 것 같다. 공무원 시험이나 수능과 관련된 공부 방법 안내서는 아닌 것 같다.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정립하고 체계를 세우고 삶을 자발적으로 설계하게 만드는 공부. 그런 것에 적합한 듯 하다. 숲을 보는 공부. 밑줄공부하는 내용에 흥미를 느껴라 공부하고 있는 내용에서 흥미로운 부분을 찾고, 그것에서 어떤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려고 노력한다. 흥미가 없으면 의무감만으로 공부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공부한 내용이 쓸모없게 느껴진다. 그럴 때는 지금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이 책은 플라톤 아카데미에서 진행한 동양고전에 대한 강연의 성과물을 갈무리라고 한 것이라네요. 강신주, 고미숙, 김언종, 김영수, 박석무, 박웅현, 성백효, 신정근, 심경호, 이광호, 이기동, 정병설, 정재서, 주경철, 한형조 총 15분의 강연을 합한 것입니다. 위 분들이 뭐하시는 분들인지는 일일이 나열하기 꽤 귀찮고. 온라인 서점에서 책 찾아보시면 관련 내용이 나올 것 같습니다. 유튜브 같은 곳에서 인생에 대한 강의나 삶을 지혜롭게 사는 방법이라든지, 그런 이야기들 듣는 거 좋아하시는 분은 좋아하실만한 책 같아요. 대신 동양고전에 대해 마음이 가지 않는 분들은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좋아도 조금은 마음이 가지 않을 것 같아요. 한 번 펼쳐보세요. 첫 이야기는 광고인 박웅현 씨의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꽤 ..
나는 여러 방면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그 혼란의 점들 중에서도 하나를 잇는 선은 무얼까, 어제와 오늘 나만의 화두였다. 새벽 내내 잠도 자지 않고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했다. 새벽의 별도 바라보지 않고 그저 반짝이는 소리로만 들었다. 나의 마음이 우주라면 나는 왜 태어났을까, 내게 주어진 특성은 무엇일까, 아무리 타인에게 묻는 들 나를 나만큼 고민한 사람은 없다는 걸 잘 안다. 그래서 나는 늘 나를 고민한다. 어릴 때는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성공을 부러워했다. 아직 젊지만 그래도 어릴 때보다 시야가 넓어지니까, 이젠 자기 삶에 만족하는 사람이 가장 부럽다. 자기 삶에 만족한다는 건, 3자의 시선이 아니다. 부자임에도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가 있고, 볼품없는 것 같아도 신나서 사는 사람이 있다. 이 비밀..
공부 좋아해서 하시는 분 거의 없으시죠? 근데 속상하게도 이 책을 쓴 분은 공부를 좋아해서 하시는 분이에요. 이 책에서 말하는 공부는 시험이나 자격증을 위한 공부와는 거리가 있는 공부예요. 순수 학문을 공부하는 재미! 이게 공부라면 저도 공부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 텐데. 시험이 있는 공부는 잘 안 하게 되어요. ㅠㅠ 요즘 경제 상황도 어렵고, 모든 관계가 돈이 결부되니, 알게 모르게 공허하잖아요. 그래서 매번 사람들 불러내기도 미안하고, 만나면 우울한 얘기를 알게 모르게 하게 되고. 만날 땐 좋은데 돌아오면 가슴과 등이 뻥 뚫린 것 같고. 백세 인생이라는데, 젊어서도 이토록 외로운데 어휴ㅠㅠ... 얼마 전에 진보적이라는 신문 오피니언마저도 40대 중반 칼럼리스트께서 카페에 혼자 오는 젊은 남자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