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애증의 광고 (56)
영혼의 요양소
어릴적 축구나 야구 소재로 한 만화를 많이 봤다. 그 만화 속에서 보면 골키퍼가 막아도 골대 안까지 밀려 들어가는 슛이나, 마구를 던지면 눈 깜짝할 새 지나가는 그런 장면 말이다. 한 때 그런 것들이 초능력(?)인지 모르고 할 수 있다고 믿어 연마(?)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 비슷한 장면이 이번 옥시크린 광고에 나온다. 내용은 9회말 투아웃 만루 위기 상황에서 최강팀 투수가 교체 된다. 교체 돼 들어 온 새로운 투수는 다른 선수들 보다 옷이 새하얗고 빛이 난다. 그 선수가 경기를 승리로 끝낼 수도 있는 공을 던지는데 그 선수의 옷이 너무 빛이 나는 나머지 상대팀 타자는 눈이 부셔 제대로 공을 보지 못하고 헛스윙을 하며 쓰러진다. 그리고는 승리로 마무리하며 이런 내레이션이 나온다. "완벽한 빨래가 완벽한..
스웨덴 기업인 Ariel의 세제 광고입니다. 옷에 뭍은 떼를 포식자인 크로커다일과 상어가 잡아먹는 형상입니다. 이런 이미지만으로 '아. 세제광고구나!'라는 걸 알게 해주는 광고에게 긴 카피는 사족이겠죠. 'napusc go na plamy'라는 카피가 무슨 말인지 궁금해서 구글 번역기를 이용해봤습니다. 처음 스웨덴어로 설정했더니 해석이 안 돼서, 폴란드어로 해봤더니 아래 다른 단어를 추천해주더라고요. 그래서 'na'를 제외한 'pusc go na plamy'로 검색했더니 '그 얼룩에 가자'라고 나오네요.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정도면 틀리진 않은 것 같아요. 만약 저 얼룩이 먹이 모양 비슷하게 했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합니다. 크로커다일이나 상어는 주식이 어류니까 너무 티나지 않게, 자칫 얼룩의 느..
영상미에 흠뻑 빠진 광고는 오랜만입니다. 축구와 광고를 좋아해서 그런지 몰라도 보자마자 "와........."라는 탄성과 함께 입을 한동안 못 다물었네요. '경기장에 강풍이 왜 불지?'라고 다소 의문점이 드실지도 모르겠는데요. 그 이유는 호날두가 머큐리얼 베이퍼를 신고 달려오기 때문입니다. 수비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축구할 맛 안나겠죠? 경량화를 추구하는 나이키 머큐리얼 베이퍼와 스피드를 자랑하는, 이젠 자랑하기도 지겨운 호날두를 더하니 금상첨화!라고 생각합니다. 허나. 호날두를 모델로 쓰고 영상미도 화려하니 제작비가 꽤나 나갔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흔히 구린 광고라고 생각하는 날 것의 느낌이라도 제작비 대비 많은 판매를 했다면 그것 또한 좋은 광고일 것입니다. 화려한 광고도 좋지만, 더 많은 고민을..
저에게 비주얼은 제일 위에 있는 첫 번째 광고가 가장 좋고, 카피는 두 번째 것이 끌리네요. 술을 좋아해서 그런지 몰라도 점심 먹고 졸린 상태인데도 술 얘기에 희번덕합니다. 주류 중 맥주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치즈 얘기에 맥주까지 당길 정도라면 좋은 카피인가요? 전 주니어라 잘은 모르겠지만, 저에게만은 좋은 카피라고 생각되네요. 집에 갈 때 치즈 자존심 상하치즈와 살아있는 이 순간 카스 한 캔을 사가야겠어요! 살아있는 깨끗함 하이트가 섭섭해 하려나 ㅎㅎ
사실 이 광고를 처음 보고 무척이나 웃었습니다. 나름 국민배우인 길용우씨가 저런 진지한 표정으로 아무렇지 않게 연기를 하다니요. 하지만 이 CM을 여러번 돌려보면서 제 비웃음은 점점 제 자신에게 되돌아오고 있었습니다. 제가 연기자라면 이렇게 임했을까. 전단지를 제작하더라도 저런 열정으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라고 말이죠. 광고 내용을 보면, 나로호의 성공 시기와 맞물려 트렌드를 포착한 길용우씨의 발사(?)와, 자칫 가벼울 수 있는 완성도를 바로 잊게 만드는 양자물리학의 순기능을 강조함으로써 주목성과 신뢰성을 모두 확보하고자 하는 의지가 보이는 CM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광고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요즘에 쓸고퀄이 대세지만, 이런 저퀄이 좋습니다. 단순한 '저퀄'이 좋다는 게 아니라, 아이디어..
'무리한 계획은 박카스를 부른다' 2013년이 어느새 20일이나 지났다. 2012년의 기억이 벌써 그립다. 새해가 다가오면 계획을 꼼꼼히 세우는 사람과, 비교적 무덤덤하게 보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본인은 후자에 속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무책임하게 보내는 건 아니고, 굳이 꼼꼼히 계획하기보다 큰 틀을 짜고, 그 틀에 맞춰 나를 괴롭혀줄 집단에 내 몸을 속박시킨다. 이 박카스 광고를 보니 딱 내 모습 같아 매우 공감했다. 평일엔 새벽 5시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한다. 본인은 경기도 최북단에(?) 거주하기 때문에 서울 최남단에 있는 일터까지 가려면 2시간 30분 걸린다. 퇴근은 오후 6시 30분인데, 칼퇴해도 집에 도착하면 최소 9시다. 더구나 이번에 광고연구원(이하 광연)까지 다니면서, 더욱 개인적인 시..
또 멸치, 김치냐?너희집 반찬은 맨날 '치'자 돌림이냐? 아버지는 작은 재래시장에서 건어물 가게를 하셨다가게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시간은 늘.. 새벽 한두 시 그 새벽, 아픈 엄마를 대신해그 새벽, 아픈 엄마를 대신해 우리들 도시락 준비도아버지의 몫이었다 반찬투정을 하는 날이면아버지의 잠은 4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었다 아버지와 어머니, 두사람 몫을 사셨던 아버지그래서인지, 당신의 인생은 너무도 짧으셨다 우리에겐 소시지반찬을 싸주셨지만당신은 늘 김치만 드셨던 아버지 마지막까지 당신은 사랑을 남기고 가셨다 그땐 너무 어렸다 아버지의 사랑을 모두 이해하기엔... 아버지,사랑합니다 이런 울림이 있는 광고는 도대체 내면에 어떤 감성이 있어야 만들 수 있을까.'나도 저 정도 생각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하는 생각은..